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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영국, 미래관계 결정지을 브렉시트 2단계 협상 곧 시작

새해에 유럽 전체를 아우르는 가장 큰 화두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협상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조약에 따라 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은 약 15개월 뒤인 오는 2019년 3월 EU를 공식 탈퇴하게 된다.

하지만 브렉시트 협상을 타결지은 뒤 양측에서 비준을 받는 과정을 고려하면 양측은 올해 안에 실질적으로 협상을 마쳐야 한다.

EU 측은 올해 10월을 협상타결 목표시한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연말을 넘기면 영국의 질서있는 EU 탈퇴나 양측간 건설적인 미래관계 설정이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한다.

양측이 내년 3월까지 브렉시트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더라도 영국은 EU를 자동으로 탈퇴하게 된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 협상이 본격 진행될 올 한 해가 향후 EU와 영국의 미래를 결정지을 결정적 1년이 될 전망이다.

작년 6월에 협상을 시작한 양측은 6개월간 영국의 EU 탈퇴조건을 놓고 씨름을 벌이다가 작년 연말에야 겨우 1단계 협상을 타결했다.

양측은 이달부터 미래관계에 대해 논의하는 2단계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지만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벌써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작년 12월 EU 정상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2단계 협상은 1단계 협상보다 더 까다롭고 도전적인 협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2단계 협상의 '문턱'을 넘기도 전에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영국 측 일각에선 1단계 협상에서 합의한 내용은 기본적으로 양측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향후 협상에서 법률 조항으로 조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EU 측은 1단계 협상에서 합의한 내용은 구속력을 가지면 이른 시일내에 완전하고 충실하게 법률로 조문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2단계 협상 의제를 놓고도 양측은 틈새를 드러나고 있다.

EU는 이달부터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에 대해 먼저 협상을 벌인 뒤 오는 3월께부터 미래관계를 본격적으로 다루자는 입장이지만 영국은 곧바로 무역협정 등 미래관계에 대해 협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브렉시트 전환기간을 놓고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의 EU 탈퇴라는 현실에 대비하는 일종의 완충기인 브렉시트 전환기간을 놓고 영국은 2019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2년 정도를 염두에 두고 있으나 EU는 2020년 12월까지 브렉시트 전환기간을 끝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브렉시트 전환기간을 2021년 3월까지로 할 경우 2021년 3개월간의 영국 분담금에 대해서도 협상해야 하는 등 복잡한 문제가 뒤따를 수 있다는 게 EU의 입장이다.

브렉시트 전환기간 동안 영국의 의무와 권리를 놓고도 양측의 샅바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영국은 브렉시트 전환기간 동안에도 EU 회원국인 현재와 같은 지위와 권한이 유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EU는 '과실 따먹기'는 없다며 영국에 부여할 권리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태세다.

무엇보다도 영국이 전환기간에 EU라는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 그대로 남아 있으려면 노동과 자본, 상품과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EU의 4대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EU는 또 영국이 2019년 3월이면 비회원국이 되는 만큼 EU 각 기관과 유럽의회에 대표자를 가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영국은 전환기간에 EU분담금을 계속 부담할 계획인 만큼 현재의 대표성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EU는 영국이 유럽사법재판소(ECJ)의 관할권을 인정하는 등 현행 EU의 법제와 규제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양측간 미래관계 설정의 핵심인 무역협정을 놓고도 EU와 영국은 동상이몽이다.

현재 EU와 영국 내부에서는 새 무역관계의 협상모델로 캐나다와 노르웨이의 사례가 거론되고 있다.

비(非) EU 회원국인 캐나다와 체결한 CETA(포괄적 경제무역 협정)는 금융을 비롯한 서비스 영역의 접근권을 제한하고 있어 영국의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노르웨이 모델에 대해선 영국이 노르웨이처럼 단일시장 접근권을 가지려면 '4대 자유 이동 원칙'을 수용해야 한다고 요구하지만 영국은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에 대해선 난색을 표하고 있다.

무역관계 협상에서 양측이 적잖은 진통을 겪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양측이 미래관계 협상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브렉시트 협상은 좌초위기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협상기한이 길어야 1년이라는 점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2단계 브렉시트 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교착상태에 빠질 경우 브렉시트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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