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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불났어…문 안 열려" 제천 화재 마지막 통화 공개

<앵커>

제천 참사 유족들이 사고 당일 희생자와 통화했던 시간과 그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유족들은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도 구조가 늦었다며 또 한 번 안타까움을 토로했습니다.

전형우 기자입니다.

<기자>

119 화재신고 6분 뒤인 오후 3시 59분, 18살 김다애 양의 아버지는 딸의 다급한 전화를 받습니다.

[딸 : 아빠 불났어.]

[아버지 : 어디?]

[딸 : 헬스장]

[아빠 : 빨리 피신해, 아빠가 갈게.]

시간이 갈수록 대화는 절박해집니다.

[띨 : 6층인데 앞이 안 보여. 문도 안 열려.]

[아버지 : 알았어 조금만 참아. 어른도 있어?]

[딸 : 다섯 명인데 문이 안 열려.]

[아버지 : 소방관 왔으니까. 힘드니까 말하지 말고 아빠 말 듣고 조금만 참아.]

신고 1시간 20분이 지난 뒤인 5시 12분에도 김 양은 살아 있었습니다.

딸의 마지막 통화에선 기침과 신음만 들렸습니다.

[유족 : 구조를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루트도 찾지 못하고 구조를 못 했다는 게 참 안타깝게 생각을 하죠.]

2층 목욕탕에서 숨진 56살 고 정희경 씨도 전화로 애타게 남편을 불렀습니다.

[아내 : OO 아빠, 빨리 와. 연기가 많아 앞이 안 보여. 숨을 못 쉬겠어.]

[남편 : 유리창을 깨 봐. 물그릇으로 깨 봐.]

바로 이때 화재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는 아무도 없는 지하부터 수색에 들어갔습니다.

[남편 : 소방서 신고했어.]

[아내 : 죽겠어. 빨리 어떻게 해.]

[남편 : 수건 물에 적셔서 입에다 대고 있어.]

[아내 : OO 아빠.]

이게 둘의 마지막 대화였습니다. 구조대는 21분이 지난 오후 4시 37분에야, 20명이 숨진 2층 사우나에 진입했습니다.   

(영상편집 : 윤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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