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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을 정신병으로? WHO 계획안 두고 논란

게임중독을 정신병으로? WHO 계획안 두고 논란
지나치게 비디오 게임에 집착하는 사람에 대해 '정신건강 장애'(mental health disorder) 진단을 내리도록 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ICD) 개정 작업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WHO의 이런 방침이 장애를 치료하는 센터 등 종사 의료진에게 배상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차원에서 좋은 소식이다.

표현의 자유와 기술을 통제하고 금지하려는 정치인들에게도 긍정적인 뉴스가 된다.

하지만 선의의 과학과 타당한 정신질환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감안한다면 나쁜 소식이 될 수 있다고 미국 온라인매체 허핑턴포스트가 28일(현지시간) 전했다.

WHO의 이런 방침은 기술에 '중독'(addiction)이라는 개념을 적용하는 데 반대하는 유엔아동기금(UNICEF)의 입장과도 배치된다.

WHO는 최근 2년간 게임 집착자에게 정신건강 장애 진단을 내리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학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제기돼 왔다.

28명의 학자 그룹은 WHO의 방침에 반대하는 공개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WHO의 방침에 과학적 뒷받침이 결여돼 있고 투명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임상적 피해와 인권을 충분히 고려하는 데 실패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기도 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WHO 방침을 지지하는 학자들도 있지만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한 조사에 따르면 비디오 게임 집착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학자는 30% 정도였다.

WHO가 ICD 개정에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내는 학자들의 우려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정치적 판단이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WHO 관리들은 아시아 여러 나라로부터 비디오 게임 집착자를 정신건강 장애 진단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엄청난 압력을 받았다고 인정한 바 있다.

중국과 한국이 압력을 넣은 나라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자정부터 다음날 6시까지 청소년들의 인터넷 접근을 금하고 있는 법률을 시행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정신의학회(APA)도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APA는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 편람'(DSM)에서 게임 장애는 '물질남용 장애'(substance abuse disorder)를 기초로 하고 있는 데 반해 WHO는 비디오 게임이 실제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

WHO가 '행동중독'(behavioral addiction) 영역 대신 비디오 게임에 왜 그렇게 몰입해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이 부분이 WHO가 방어하기에 가장 벅찬 쟁점이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비디오 게임 중독 관련, WHO가 음식이나 성(性) 중독처럼 다른 영역보다 더 많거나 더 훌륭한 연구를 수행했다고 말할 수 없다.

여기에는 정치와 재정이 결합돼 있다고 보는 게 더 나은 해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WHO는 내년 5월로 예정된 제11차 ICD 개정에 앞서 만든 초안에서 '게임 장애'를 ICD 정신건강 조건에 넣을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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