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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한국어는 처음이지?"…외국인이 꼽은 한국어의 특징은

"어서와 한국어는 처음이지?"…외국인이 꼽은 한국어의 특징은
"존댓말과 줄임말은 윗사람을 존중하는 전통문화와 빠르게 변하는 현대 한국사회를 모두 반영하는 한국어의 특징입니다."

오늘(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이화·삼성교육문화관에선 이 대학 언어교육원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이 한국어 실력을 겨루는 '제26회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열렸습니다. 

미국에서 온 언어학 전공자 23살 제임스 샤킬 씨는 '누님, 페북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한국어의 특징으로 존댓말과 줄임말을 꼽았습니다. 

샤킬 씨는 "누구와 대화하느냐에 따라 존댓말과 반말 등을 가려서 사용하는 것이 정말 특이하다"며 "가끔 나이 차이 별로 안 나는 한국인 형이나 누나에게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극존칭을 써서 놀리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줄임말의 경우 이곳 이화여자대학교는 이대라고 불리며 페이스북은 '페북', 스타벅스는 '스벅'이 된다"며 "정말 재미있는 언어문화"라고 엄지를 치켜세웠습니다. 

22살 중국인 쉬안 메이징 씨는 "한국인을 괴롭히는 방법을 아느냐"면서 "엘리베이터에서 닫힘 버튼을 누르지 못하게 하거나 컵라면에 물을 붓고 3분 안에 못 열어보게 하면 된다"며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를 풍자했습니다. 

메이징 씨는 "한국 삼겹살이 참 맛있는데, 절반쯤 익었을 때 한 번만 뒤집으면 더 맛있다"며 "그러나 한국인 친구들은 빨리 먹으려고 익었는지 안 익었는지 계속 뒤집어보기 때문에 맛있게 구울 수가 없다"고 아쉬워했습니다. 

이어 "빨리만 하려다가 많은 걸 놓치는 것은 아닌가 싶다"면서도 "저도 어느덧 엘리베이터를 타면 한국인들보다 더 빨리 닫힘 버튼을 누른다.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르는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끌어냈습니다. 

이란인 18살 서제디 카나피 니유셔 씨는 전라도 여행 경험담을 발표하며 "시골에서 갑자기 어느 할머니가 같이 새참을 먹자고 하시고는 남은 음식을 싸주시며 '워매 겁나 무거운 거 싸게싸게 받아부러'라고 하셔서 무슨 말인지 전혀 몰랐다"고 말해 청중에게 웃음을 안겼습니다. 

이화여대 언어교육원은 1991년부터 매년 이 대회를 개최해왔습니다. 

이해영 언어교육원장은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배워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처럼 될 수도,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수가 될 수도 있다"고 격려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샤킬 씨가 대상과 상금 50만원을 받았습니다. 

최우수상은 니유셔 씨와 홈스테이 가정의 따뜻함을 발표한 미국인 23살 스와이코드 엘렌 씨가 받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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