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공공연히 '시세 조작'…한국, 엉터리 정보에 의존

<앵커>

국내 가상화폐 투자가 너무 과열돼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해외 가상화폐 시장에서 큰손들과 짜고 시장을 조작해 시세차익을 챙기는 이른바 '작전세력'이 있다는 사실이 SBS의 홍콩 취재에서 확인됐습니다. 이런 사실을 모른 채 가상화폐에 큰돈을 투자하고 있는 국내의 투자자들만 막대한 위험을 떠안고 있습니다.

최우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14년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가상화폐 거래가 시작된 홍콩은 우리와 달리, 고래라고 불리는 큰손 투자자들이 시장을 주도합니다.

취재팀은 수소문 끝에 이들에게 가상화폐 채굴용 컴퓨터를 대량 공급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고래들이 유독 더 큰돈을 버는 이유를 묻자, 놀라운 대답이 나옵니다.

[큰손 투자자 채굴 컴퓨터 공급업자 : 현재 많은 시장조작이 진행되고 있어요. 헐값에 매입한 특정 가상화폐를 폭등시키고 팔아 치우기도 해요.]

가상화폐 개발자나 발행 업체가 시장에 미리 특정 정보를 흘리고, 이를 토대로 해당 화폐를 팔거나 사는 일종의 내부자 거래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주식 시장이라면 심각한 범죄행위지만, 어떤 나라도 가상화폐를 공인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시장조작을 처벌할 근거가 없습니다.

문제는 국내 시장에선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엉터리 정보에 의존해 거액을 투자한다는 겁니다.

[홍기훈 교수/홍익대 경영학과 : 싼 가격에 미리 사놓으면 이들이 그 정보를 뿌리면서 가격을 높입니다. 그러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비싸게 사고 나면은 해외에서는 이 가격이 올랐을 때 다시 파는 거죠.]

세계 전문가들이 거품 붕괴나 시세 조정이 임박했다는 경고음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주의가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