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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손턴 동아태 차관보 지명, 백악관 꺾은 틸러슨의 승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외교를 지휘하는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에 수전 손턴 차관보 대행을 지명한 것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얻어낸 모처럼의 승리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틸러슨 장관이 백악관 참모들의 '방해공작'을 누르고 손턴의 차관보 발탁을 관철했다는 것이다.

26년 경력의 직업 외교관인 손턴 대행은 상원 청문회를 통과하게 되면 '대행' 꼬리표를 떼고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는 국무부 차관보에 오르는 첫 사례가 된다.

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3월 대니얼 러셀 전 차관보가 사임한 이후 대행을 맡아온 그는 국무부 내 대표적 중국통으로, 중국, 북한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온건파라는 평가를 받는다.

WP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진작 손턴 대행을 차관보로 앉히고 싶어 했지만, 중국 문제에 대해 강경하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백악관 참모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와 관련,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지난 8월 백악관을 떠나기 직전 "손턴을 내보내고 동아시아 업무 쪽에 강경파를 앉힐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WP는 전했다.

전임자인 러셀 전 차관보는 WP에 "내가 떠날 때 손턴 보다 그 누구도 그 자리에 더 적임자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틸러슨 장관이 계속 손턴 카드를 고집해 결국 얻어냈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21일 열린 국무부 크리스마스 리셉션 행사에서 "대(對) 중국 및 북한 전략과 관련해 손턴이 보여준 지식에 큰 확신을 하게 됐다"며 "지난 11월 트럼프 대통령도 아시아 순방 기간 수행한 손턴과 직접 대화를 갖는 시간을 가지며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WP는 손턴 대행의 차관보 지명은 백악관과 틸러슨 장관 사이의 주도권 다툼과 관련해서도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취임 후 끊임없는 경질설에 시달려온 틸러슨 장관이 배넌 전 수석전략가가 축출될 때까지 기다리는 등 수개월의 '와신상담' 끝에 원하는 바를 얻어낸 것은 기꺼이 백악관과 '장기전'을 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것이다.

백악관 참모들은 그의 '퇴출'이 임박했다는 소문을 계속 흘렸지만, 틸러슨 장관은 "터무니없다"고 일축해왔다.

이번 인선은 틸러슨 장관 취임 이후 기운이 빠져 있었던 국무부 조직의 사기 진작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직업 외교관에 대한 추가 발탁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고 WP는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다른 국무부 관료들도 차관보직에 지명하는 방안을 고려했고 백악관도 이를 받아들였지만, 상원의 반발에 부딪힌 적이 있다"며 "앞으로도 추가적인 관료 발탁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WP는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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