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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입학 전쟁 막겠다더니…사이트 '무용지물' 왜?

<앵커>

해마다 이맘때면 자녀의 유치원 입학을 앞둔 학부모들은 한차례 전쟁을 치릅니다. 오로지 추첨에 의해 선발이 결정되기 때문에 추첨 당일 유치원 현장에선 기대와 기쁨, 실망이 교차합니다. 정부가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 인터넷으로 지원하고 추첨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었는데 실제론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유덕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12년 12월 SBS8뉴스 : 선착순 모집이 추첨제로 바뀌면서 시작된 사립 유치원 입학 전쟁….]

[2012년 11월 SBS8뉴스 : 쏠림현상과 이중 지원을 막는다며 같은 날 같은 시간 추첨을….]

수년째 거듭되는 유치원 입학 전쟁을 해결하겠다며 정부가 올해부터 운영하는 사이트 '처음학교로'입니다.

손쉽게 인터넷으로 유치원에 지원하고 추첨하는 건데 엄마들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유치원 지원 학부모 : 도움이 안 됐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사립 유치원들이 참여를 안 했기 때문에.]

사립유치원 원아 수가 전체 유치원의 3/4 나 되는데도 이 '처음학교로'에 참여한 사립유치원은 100개 가운데 3곳도 안 되는 겁니다.

울산·세종·제주에서는 아예 사립유치원이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이트에 올리면 정원과 원비, 교사 수, 교육과정 등이 공개되는데 다른 유치원들과 비교되고 지원율까지 드러날 수 있어 부담스럽다는 게 사립유치원들의 설명입니다.

[불참 사립유치원 관계자 : (사이트 등록하면) 경쟁률이나 대기자 숫자 같은 통계치가 나올 거고….]

이렇다 보니 '처음학교로'는 사실상 국공립만 참여한 반쪽자리 사이트가 됐고, 유치원 입학전쟁은 올해도 여지없었습니다.

[유치원 지원 학부모 : 한 곳은 제가 가고 한 곳은 남편이 가고 한 곳에 친정 엄마가 가고 이런 식으로 온 가족이 다 총출동을 해서 (추첨했어요.)]

많은 사립유치원들이 앞으로도 '처음학교로'에 참여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태도여서 유치원 입학 전쟁을 막겠다는 정부의 공언과 달리 내년에도 유치원 추첨 전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전경배,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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