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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학생, 엄마·할머니와 목욕 갔다가…안타까운 사연들

<앵커>

이번 화재로 희생된 29명, 어느 누구 하나 안타깝지 않은 사연이 없을 테지만 가슴을 더 아프게 하는 희생자도 있습니다.

조재근 기자가 그 사연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이번 화재로 여든 살의 장모님을 잃은 박 모 씨, 그러나 고통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장모님이 희생된 2층 목욕탕에서 처형과 19살 조카까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고3 수험생인 조카는 지난달 수능시험을 치른 뒤 어머니와 함께 외할머니가 계신 제천을 찾았다가 3대가 함께 화마에 희생됐습니다.

[박 모 씨/유가족 : 지금 너무 속상하고 막 진짜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이건 영화 같은 얘기고, 뭐 진짜 떨려서 얘기를 제대로 못 할 정도예요.]

휴대전화기에 저장돼 있는 '가장 고마운 사람', 그러나 그 고마운 사람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없습니다.

봉사 활동을 좋아해서 아침 일찍 봉사를 떠났다가 돌아와 목욕탕을 찾았던 부인은 영원히 남편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끝끝내 하루만이라도 봉사를 말리지 못한 자신이 더욱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유 모 씨/유가족 : '여보, 오늘은 이번 주는 참지' 이랬어요. 저도 너무 힘드니까. '참지' 그랬는데 집사람이 '아니야' 도시락 봉사는 굳이 가야 된대. 그럼 가라.]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할수록 유가족들은 부실했던 초동 대처가 더욱 원망스럽습니다.

[유가족 : 사십 분, 오십 분, 한 시간 이십 분 동안 거기서 뭐 했느냐 말이야. 왜 민간이 사다리차가 이삿짐센터가 와서 사람을 3명 구할 때까지 소방서는 뭐 했어요.]

(영상취재 : 유동혁·김성일·허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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