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① 양현종이 돌아본 2017년 그리고 꿈꾸는 2018년](http://img.sbs.co.kr/newimg/news/20171223/201128955_1280.jpg)
양현종의 겨울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연봉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 KIA의 사정을 고려해 1년 FA 계약을 맺은 그는 올해 다시 1년짜리 계약을 해야 합니다. 계약금을 받을 수 없는 만큼 연봉의 부피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자신의 투수 최고 연봉 15억 원을 넘어 20억 원 돌파도 유력해 보입니다.
양현종이 돌아본 2017시즌, 그리고 연봉 협상을 진행 중인 현재 속마음을 들어봤습니다.
양현종과의 인터뷰를 취재파일 두 편에 담았습니다.
- 이번 겨울 너무 바쁘게 보냈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항상 상은 받으면 받을수록 기분이 좋은 거 같습니다. 작년에 아예 하나도 못 받았는데. 수상 소감도 느는 것 같고, 시상식장에서 긴장도 안 하는 같고, 어쨌든 상은 기분도 좋고, 감사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올 한해를 잘 보냈다’는 마음도 있는 거 같아요.“
- 트로피 진열할 장 하나 만들어야 할 것 같은데요.
“인테리어를 조금 더 수정해야 할 거 같아요. 밑에 두면 아이들이 있어서 위험해서 위에 다 인테리어를 할 생각이에요. 올해는 너무 큰 상을 많이 받아서 전시를 하면 집이 예뻐 보일 거 같아서 아내와 상의하고 있습니다.”
- 대미를 골든글러브로 장식했습니다.
“정말 역사에 남을 만한 기록인 거 같고, 정말 내가 다 받아도 되나 그럴 정도로 부담도 많이 되고. 내년에 도대체 몇 승을 해야 팬들에게 잘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생각도 되고. 부담도 되지만 올 시즌을 잘 마쳤다는 의미에서 받는 상이니까 너무 기분이 좋고. 제 스스로에게도 많이 칭찬을 하는 한 해인 거 같기 때문에 많이 뿌듯하고 그런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 부상도 매우 많이 받았는데.
“가족들에게 드릴 생각이고, 드렸습니다. 차량을 3대나 받을 수 있나 의아했습니다. 말씀 드린 대로 받으면 좋은 거 같습니다. 저를 인정해주고 좋은 상을 주셨기 때문에 받으면 항상 기분이 좋은 거 같습니다.”
“WBC 국제대회를 다녀왔기 때문에 팀 환경, 분위기가 해마다 바뀌기 때문에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합류하고 나서도 너무 분위기가 좋았고, 최형우 형이 새로 들어와서도 마치 오래 있던 사람처럼 서로 의지하고 격려했어요. 가장 큰 건 감독님께서 저희들에게 ‘잘 될 거다’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셨어요. ‘오늘 안 되면 내일 되겠지’ 그런 항상 자신감이 있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시즌 초반이든 중반이든 잘 끝마친 것 같습니다.
- 지난 시즌 불운의 아이콘이었는데.
“투수라면 정말 힘들게 던지다 점수 빼주면 없던 힘도 생기고 분위기 싸움인 거 같아요. 역전하면 분위기 올라오고 덩달아 힘이 생기고. 올 시즌 많은 게임을 그런 기분으로 치렀어요. 작년 시즌에는 득점 지원을 못 받아서 나도 쳐지고 타자들은 제가 나갈 때 점수 못 빼주니까 부담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분위기 싸움인 거 같아요. 점수를 뽑았을 땐 정말 힘도 나고 그런 게임이 여러 게임 있었기 때문에 1위로 마무리 한 거 같습니다.”
- 그런 과정을 거쳐서 20승을 달성했습니다.
“너무 후련했어요. 마지막 게임 때 등판 때 승리해서 너무 값졌어요. 15~16승 했을 때 ‘이 정도 하면 됐다’ 팀 성적 좋아서 기여했다고 생각하면 되니까. 그런데 1승, 1승 할 때마다 기록에 도전해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한 순간은 20승 달성 순간 제 스스로 너무 기분도 벅찼고. 긴 한 시즌이 끝났다는 뿌듯함과 안도감을 느꼈어요. 긴장도 풀렸고 여러 기분이 교차했던 거 같습니다.
- 3~4년 전부터 시즌 준비하는 루틴에 변화를 줬는데 결실을 봤다고 볼 수 있을까요.
“그때보다 성적이 좋아졌죠. 제 루틴을 가지고, 어떻게 성장할 수 있나 생각을 했어요. 시즌 준비하는 건 제 자신과 싸움이라 생각하고, 트레이닝 파트 스케줄 대신 제 루틴대로 진행을 했어요. 여기서 제 스스로 타협을 해서 훈련량이 부족하다면 스스로에게 졌다고 생각했어요. 캠프 시즌 준비할 때 제 자신과 싸움을 하면서 준비했기 때문에 여름에 쳐진다는 단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아프지 않은 것이 가장 컸어요. 훈련 준비, 시즌 준비를 할 때는 어느 탓도 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준비 못하면 못하고, 준비 잘하면 잘하고 100% 일치해요. 항상 꾸준히 준비 잘 했어요. 내 루틴을 준비 잘 유지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거 같아요.“
- 그렇게 정규 시즌을 마치고 3주를 쉬고 한국시리즈를 맞았습니다.
“우선 힘은 있었고. 다만 조금 불안했던 건 두산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우리가 뒤집을 수 있을까’ 했는데. 저희는 ‘우리 할 것만 하자’고 했어요. 1차 전은 게임 보면서 긴장했고, 선수들 다 긴장했어요. 1차 전 지고 나니까 저는 부담이 많이 됐는데, 선수들은 한 게임 했으니 잘 되겠지 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더라고요. 저에게도 용기를 줬고요.”
“첫 타자를 아마도 볼넷을 줬는데. 1스트라이크 3볼에서 상황에서. 전부 긴장한 상태에서 던졌어요. 스피드가 안 나고 제구도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첫 타자 나가는 순간 긴장이 풀렸어요. 시즌 때 첫 타자를 잡으면 긴장이 풀려요. 한국시리즈도 마찬가지더라고요. 우선 제가 자신 있었어요. 몸 컨디션이나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았기 때문에 편하게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거 같아요.”
- 잘 던졌지만, 득점 지원이 나오지 않아 초조했을 거 같아요.
“시즌 때는 타자들 도움 많이 받아서 여유 있는 상황에 올라갔는데, 아마 올 시즌 처음으로 무득점이지 않았나 싶어요. 큰 무대라서 타자가 점수를 빼든 안 빼든 무조건 막는다는 생각 뿐 이었어요. 점수 주면 진다는 생각만 했죠. 7회부터 집중력 있게 공 하나하나에 집중했어요.”
- 8회를 마친 뒤 평소와 다르게 리액션을 크게 했는데 이유가 궁금해요.
“사실 8회까지 던지고 내려올 걸로 예상했어요. 그래서 좋은 기운을 전달하고자 일부러 액션을 크게 했는데. 코치님께서 오시더니 더 던지라고 하시는 거에요. 우리가 너무 어렵게 점수가 났기 때문에 저에게 마무리를 시키려고 하셨던 거 같아요. 전광판에 숫자 1을 보고 제가 끝내야겠다고 생각도 했어요. 힘도 있었고요. 9회에 책임감 있게 던진 것 같아요.”
- 9회 2아웃 마지막 타자 양의지와 승부는 역대 최고로 꼽히는데.
“양의지 형이 8회 결정적인 실책을 했기 때문에 9회 타석에서 분명 만회하고 싶었을 거에요. 그래서 인지 시즌 때와 다른 집중력을 보여줬어요. 체력이 떨어졌지만, 의지 형이 마지막이라 생각했고 내보내면 투수 교체에 역전을 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끝내더라도 의지형에게 끝내고 싶었어요. 근데 의지 형도 절실했는지 파울을 계속 치면서 승부를 이어가더라고요. 기 싸움에서 분위기 싸움에서 이긴 거 같아요. 이 게임을 이기라고 하늘에서 도와준 건가. 운도 많이 따랐고. 실투였는데 파울도 많이 나왔거든요. 전체적인 기운이 내가 조금 더 세지 않았나 싶어요.”
- 김민식 포수에게 빠져 앉지 말라는 제스처도 큰 화제가 됐어요.
“바깥쪽으로 던지거나 변화구로 승부 하면 큰 거 한 방 맞을 거 같았어요. 그래서 빠져 앉지 말라고 제스처를 했어요. 체력이 떨어지면서 마지막엔 공이 날아다니더라고요. 몸쪽 높은 코스는 위험할 수 있는데, 공이 좀 날리면서 들어가 헛스윙이 나온 거 같아요. 그래도 맞더라도 몸쪽 높은 코스 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2편에 계속.
▶ [취재파일] ② 양현종이 돌아본 2017년 그리고 꿈꾸는 2018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