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통해 마약·총기 거래…美 시카고 경찰, 일망타진

대표적인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비공개 그룹을 만들고 마약과 총기를 거래해온 이들이 미국 시카고 경찰에 적발됐다.

에디 존슨 시카고 경찰청장은 21일(현지시간) "10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페이스북을 이용해 마약과 총기를 거래한 50명을 체포하고 18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불법 총기류 18자루를 수거했다"고 발표했다.

시카고 경찰은 지난 2월 비밀 정보요원으로부터 페이스북 그룹의 불법 거래에 관한 보고를 받고 허위 계정을 만들어 그룹에 합류한 뒤 메시지를 모니터링하고 회원들과 접촉하는 등 함정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위장 요원들이 시가 5만 달러(약 5천500만 원)어치에 달하는 17종의 불법 약물과 불법 총기 18자루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존슨 경찰청장은 이들 그룹이 검색창에서는 확인할 수 없고, 신원 보증 절차를 거쳐 관리자가 승인해야만 회원 가입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그룹은 '비밀 벼룩시장' 형식으로 운영됐으며, 체포된 이들 다수가 전과 기록을 갖고 있었다.

이 가운데 시카고 조지 리랜드 초등학교 체육 교사로 신원이 확인된 한 대니얼 카포니그리는 약물 계량에 주로 사용되는 저울을 소유한 혐의로 체포·수감돼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페이스북은 경찰의 위장 잠입 사실을 확인한 후 해당 계정을 비활성화하는 등 범죄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앤서니 리코 시카고 경찰청 조직범죄국장은 페이스북 월간 이용자 수가 20억 명에 달하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페이스북은 이용자 일부에 의해 자행되는 불법 활동을 감시하고 억제해야 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을 막기 위한 사법당국의 노력에 협조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존슨 경찰청장도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했다.

리코 국장은 페이스북에 이같은 종류의 불법 활동을 하는 비밀 그룹이 여럿 존재한다며 현재 페이스북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직적 인신매매 가능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 측은 "페이스북 상에서 총기류나 마약류 판매는 금지돼있다"는 기본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사법당국과 정기적인 접촉을 갖고, 요청받은 내용에 답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안에 대해 현재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