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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만 깼어도 구할 수 있었다" 제천 화재 유족 원망·질책

"유리만 깼어도 구할 수 있었다" 제천 화재 유족 원망·질책
"사망자가 몰렸던 2층 여자 사우나 유리문을 서둘러 깼더라면 훨씬 많은 사람을 구했을 겁니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졸지에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오늘(22일) 시신이 안치된 병원을 찾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원망과 질책을 쏟아냈습니다.

김 장관은 오늘 오전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제천서울병원을 찾았습니다.

유족들은 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소방당국의 대처가 미흡했다며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한 유족은 "여자들이 모여있던 2층 사우나 통유리만 먼저 깨줬으면 거의 다 살았을 것"이라며 "소방차도 왔는데 무엇을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또 "2층 여성 사우나 안에 사람들이 있다고 (소방대에) 알렸다"며 "오후 4시 7분에만 유리창을 깼어도, 10∼20분 전에만 깼더라도 장모님이 살아계셨을 것"이라고 눈물을 쏟았습니다.

그는 "소방관들이 무전기만 들고 난리였지 이삿짐 차량 한 대만 왔다 갔다 하며 허둥댔다"며 "소방 매뉴얼을 따르지 않아 피해가 컸던 이번 화재는 명백한 인재이니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또 다른 유족은 "수습 당시 저희 어머니는 바지와 겉옷을 입고 있었다"며 "락카 안에 있는 옷을 꺼낼 정도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는 건데 정작 살아온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그는 "유리를 왜 안 깼던 건지 장관님이 소방관들에게 물어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다른 유족은 "최초 발화 시점이 어제 오후 3시 53분인데 (소방서가) 우리 집에 연락을 한 게 5시가 넘어서였다"며 "구조나 연락이 지연된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명지병원 장례식장에 있는 유족들도 이곳을 찾은 김 장관에게 원망을 쏟아냈습니다.

한 유족은 "골든타임 놓쳐가며 사람들 죽이는 게 어디 있느냐"며 "소방서는 인명을 살리는 곳인데 제때 출발을 안 해 우왕좌왕하는 모습만 보여줬다"고 질타했습니다.

그는 "재발 방지를 하겠다고 떠들기만 하지 실질적으로 되는 게 없다"며 "국민들은 누굴 믿고 살아야 하는지 마음이 찢어진다"고 목소리를 키웠습니다.

유족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김 장관은 고개를 숙인 채 "개선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대처가 미흡했다는 유가족 지적에는 "초반 우왕좌왕했다는 부분을 들었다"며 "감식 내용이 나오는대로 조사할 것은 조사하고, 수사할 것은 수사하겠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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