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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신생아, 위중했다더니…의무기록엔 '활동 좋다'

<앵커>

이대목동병원에서 숨진 신생아 4명의 유족들이 SBS에 병원의 의무기록을 공개했습니다. 사고 직후 병원 측은 숨진 아기들이 위중한 상태였다고 했는데 이 의무 기록을 보면 사고 당일 오전까지도 아기들의 상태는 괜찮았던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남주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신생아들이 숨진 다음 날 이대목동병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아기들의 상태가 위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수진/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장 : (입원 아기) 16명 가운데 가장 중한 환자들이 있는 구역에 있던 아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의무기록은 달랐습니다. 위중한 아이들은 움직임이 둔한데 그럴 때 의료진은 보통 신체 활동이 좋지 않다고 기록합니다.

하지만 숨진 신생아들의 신체 활동성은 사망 당일인 16일 오전까지 모두 좋다고 기록돼 있고 심정지 직전에만 좋지 않다고 기록돼있습니다.

위중한 아이들은 또 동공반사가 느려지거나 심장박동이 불규칙하지만 의무 기록에는 모두 정상 반응으로 적혀 있습니다.

가장 먼저 숨진 A양은 34주 3일 만에 2.19kg으로 태어났습니다.

회복도 빨라 숨지기 열흘 전인 12월 6일부터는 곧 퇴원해도 된다는 말을 여러 차례 듣기도 했습니다.

[A양 아버지 : 아주 호전되고 있다, 초음파 봤는데 증상 호전됐다, 좋다, 괜찮다만 계속 반복적으로 (얘기했어요).]

하지만 아기가 숨지자 주치의 말은 달라졌습니다.

[A양 아버지 : 애들이 위급 상황에 빠졌을 때도 기껏 한 것은, 저희 아이 뒤에 서서 '죽을 수 있죠, 미숙아니까'. 그게 넘어가는 아이 엄마한테 할 얘깁니까.]

병원의 감염 관리 부실도 또 드러났습니다. A양이 숨진 뒤 복사한 의료기록을 보고서야 부모는 아기가 지난 11일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로타바이러스는 증세가 가벼울 수도 있지만 전염성이 높기 때문에 부모에 반드시 알리고 가급적 격리 치료를 해야 합니다.

아기는 격리 시설이 아닌 구역에서 치료받았습니다. 병원 측은 아기가 사망한 후에도 보호자에게 감염 사실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의무기록이 공개되면서 병원 측 주장에 대한 믿음이 또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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