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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2017/2018 박싱데이 특명 '4위를 사수하라'

[EPL] 2017/2018 박싱데이 특명 '4위를 사수하라'
박싱데이는 약 10개월에 걸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의 전체 시즌 중 최대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기간이다. 약 3일에 한 번씩 리그 경기가 열리는 빡빡한 일정이 전체 순위 판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직전 2016/2017 시즌에는 리그에서 13연승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달리던 첼시가 박싱데이를 끝으로 주춤했다. 우승 판도 자체를 흔들지는 못했지만 첼시는 박싱데이 마지막날 경기에서 토트넘에 덜미를 잡혀 연승행진에 마침표를 찍어야 했다.

오는 23일 새벽 4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아스날과 리버풀전 킥오프를 시작으로 2017/2018 시즌 박싱데이가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한다. 박싱데이의 시작을 알리는 첫 경기부터 눈을 떼기 힘든 빅매치다. 아스날의 홈인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치러지는 19라운드 두 팀의 경기에는 공교롭게도 이번 시즌 박싱데이 최대 화두인 '리그 4위' 사수 목표가 걸려있다,

보통 12월 말에서 1월 초로 이어지는 기간에 EPL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우승타이틀의 향방이다. 그러나 이번 2017/2018 시즌은 예년과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축구종가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리그에서 16연승을 기록 중인 맨시티에 제동을 걸 수 있는 팀이 좀처럼 없기 때문이다.

전반기 일정에서 리버풀, 아스날, 첼시, 맨유에 이어 토트넘까지 상위권 경쟁팀들을 모두 대파한 맨시티는 박싱데이 기간에 본머스(19R, 12/24), 뉴캐슬(20R, 12/28), 크리스털 팰리스(21R, 12/31), 왓포드(22R, 1/3)를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18라운드를 마친 현재 리그 10위에 올라 있는 왓포드를 제외하면 나머지 3팀은 객관적인 전력상 맨시티를 상대로 승리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박싱데이 마지막 일정인 왓포드전 역시 맨시티의 홈에서 치러진다. 관심사는 현재 리그 16연승 중인 맨시티가 최다 연승 기록을 어디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인가다.

맨시티가 박싱데이 기간 마저 연승을 이어가며 최대 20연승까지 대기록을 이어갈 경우 조기 우승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과르디올라 감독은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 당시 세웠던 개인 통산 리그 최다연승인 19승의 대업마저 넘어서는 새 역사를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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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를 독주하고 있는 맨시티(승점 52점)와 2위 맨유(18라운드까지 승점 41점), 3위 첼시(18라운드까지 승점 38점)의 격차도 10점 이상 벌어져 있어 맨시티-맨유-첼시 간 순위 변동은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오히려 관심을 모으는 것은 소위 '빅4'의 마지막 한 자리인 리그 4위 사수다.

박싱데이 돌입을 앞두고 4위에 올라 있는 리버풀이 승점 34점, 5위를 기록 중인 아스날이 승점 33점을 기록하고 있어 두 팀이 격돌하는 23일 박싱데이 첫 경기는 그야말로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게 됐다. 상대를 제압하지 않는 이상 리그 4위 사수가 불가능한 만큼 명문 클럽들의 자존심을 건 혈투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리그 '빅4'가 차지하는 의미는 엄청나다. 직전 시즌 4위권 팀에게까지 차기 시즌 UEFA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막대한 출전 배당금과 마케팅 효과를 감안하면 해당 시즌에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구단 전체의 재정상태가 달라지는 만큼 상위권 팀들은 챔스 티켓 확보를 위한 리그 4위권 사수를 절대 목표로 삼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불안한 리더십으로 부진이 예상됐던 아스날이 시즌 중반까지 예상외의 순항을 이어가며 4위권 사수 가능성을 살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EPL내 최장수 감독으로 꼽히는 벵거의 노련한 전략이 아스날을 또 한 번 4위권에 안착시킬 경우 흔들렸던 팀 명성에도 반등 기회를 가져올 수 있다. 직전 2016/2017 시즌에 구단 역사상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리그를 5위로 마치며 4위 수성에 실패한 아스날은 챔스 복귀와 리빌딩 재원 확보를 위해서도 4위권 사수에 필사적으로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아스날(4위)vs리버풀(3위)전 바로 하루 뒤인 24일 새벽에는 번리와 토트넘의 경기가 치러진다는 점이다. 이 경기는 표면상으로 6위 번리와 7위 토트넘의 대결이지만 이 경기 역시 '리그 4위' 사수를 위해 못지 않은 혈전이 될 전망이다. 박싱데이를 앞두고 산술적으로 4위 리버풀(34점)과 7위 토트넘(31점)의 격차는 불과 3점에 불과해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4위~7위까지 총 4개 팀이 승점 3점 사이의 촘촘한 간격으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어 1, 2위 보다 더 치열한 자리 싸움이 벌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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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3위의 첼시 역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자칫 박싱데이 기간 동안 연패 수렁에 빠질 경우 다른 팀들의 반등 결과에 따라 4위권 사수에 적신호가 켜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첼시는 23일 에버튼 원정을 시작으로 브라이튼, 스토크시티에 이어 박싱데이 최종전인 1월 3일 경기에서는 런던 라이벌 팀이자 순위 경쟁팀 중 하나인 아스날을 만나는 일정을 앞두고 있다.

우승팀 경쟁구도를 놓고 맨시티의 독주체제가 예상보다 일찌감치 굳어지면서 타이틀 경쟁 자체는 다소 김이 빠지는 모양새가 됐지만 차기 시즌 챔스 출전권이 주어지는 마지노선인 4위 한 자리를 놓고 최대 4개 팀이 경쟁을 벌이는 구도가 형성되면서 결국 또 다른 의미의 '박싱데이 혈전'이 각 팀들을 기다리고 있다. 쟁쟁한 클럽들 사이에서 리그 중반까지 굳건히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번리의 저력이 박싱데이 기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 것인가도 관심사다. 리그 6위를 기록 중인 번리는 박싱데이 기간 중 토트넘, 맨유, 리버풀까지 상위권 팀들과의 경기가 줄줄이 예정되어 있다.

우리팬들의 시선은 무엇보다 손흥민의 발끝에 모아진다. 12월 들어 4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던 손흥민은 최대 고비로 여겨졌던 지난 18라운드 맨시티 원정에서는 무득점으로 침묵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상대의 빈틈없는 전력에 힘을 쓰지 못한 토트넘은 맨시티 원정에서 1-4로 완패하며 순위도 어느덧 리그 7위까지 떨어졌다.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킥오프 예정인 번리전에서 다시 한 번 손흥민의 득점포가 절실한 상황이다. 토트넘은 24일 번리전, 26일 사우스햄튼전 이후 내년 2018년 1월 3일에 스완지 원정, 박싱데이 마지막 경기인 1월 5일에 웨스트햄전을 치르는 일정을 앞두고 있다.

1위 맨시티의 리그 최다 연승 신기록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는 물론 운명의 리그 4위 사수 특명을 걸고 무려 4개 팀이 혈투를 벌이게 될 2017/20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박싱데이.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로 올라 선 EPL이 또 한 번 각본 없는 드라마를 예고하고 있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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