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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신생아들, 같은 수액·주사제 맞아…세균 침투 가능성

<앵커>

이대목동병원에서 잇따라 숨진 신생아 4명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보건당국의 조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남주현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조금 전 유가족과 병원 측의 면담이 있었다면서요,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잘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유족들이 3시 30분쯤 오늘 면담이 취소됐다고 밝혔는데요, 유족들이 요구한 게 사실 복잡한 게 아니었습니다. "의료진과 지난 일요일 언론브리핑을 진행한 담당자가 참석을 해달라. 그리고 사망 전 날인 15일 저녁부터 사망한 시점까지 어떤 의료 행위들이 있었는지 유족들이,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자료를 정리해서 달라"고 했는데, 병원에서 먼저 만나자고 해놓고서도 충분한 인원이 나오지도 않았고 정보도 굉장히 부실하게 제공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일단 오늘 만남은 취소됐습니다.  

<앵커>

병원 측이 계속 문제가 있네요.

<기자>

네, 사과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유족들이 계속 상처를 받고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앵커>

첫날부터 브리핑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얼마나 유족들이 질타하는데 여전히 비슷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숨진 신생아 4명이 똑같은 수액과 주사제를 맞은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이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기자>

숨진 네 아기가 원래 음식물을 입으로 먹지 못하는 상태라서 TPN이라는 영양 주사제를 맞고 있었습니다. 이게 카테터라는 장치를 거쳐 정맥으로 직접 영양을 공급하는 겁니다, 이 영양주사제, 그리고 아기들이 맞던 수액, 이 두 가지는 혈액으로 직접 들어가기 때문에 아주 짧은 시간에 아기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 네 명의 아기가 81분 만에 잇따라 숨진 만큼 이 아기들이 어떤 공통된 위험에 노출됐는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고 있는 건데, 같은 주사제를 맞았다는 것은 주사제 자체가 오염됐거나 주사제가 투입되는 과정에서 세균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또 아기들이 숨진 날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아기들에게 공급한 영양 주사제가 전날 사흘 치를 미리 만들어 보관한 것이어서 제대로 제조됐는지 보관이 잘 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금 아기들의 혈액에서 항생제 내성균이 발견됐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혹시 이 영양제 주사나 수액을 맞는 과정에서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지금 정확한 상관관계를 조사하고 있는 건데요, 학조사하고 있는 보건당국은 물론,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영양주사제와 영양주사를 놓는 과정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가 어제 밝힌 내용이죠, 시트로박터 프룬디 균이 아기 4명 중 3명의 혈액에서 발견된 것인데요.

이 균이 어떤 것인지 살펴보면 시트로박터는 그람음성균의 하나로 건강한 사람의 장에 있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면역력이 약한 미숙아에게는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는 치명적인 세균입니다.

질병관리본부가 주목하는 것은 세 명에게서 똑같은 균이 나왔다는 점, 그리고 이 균이 항생제가 듣지 않는 균이라는 점입니다.

병원생활을 오래 했거나 항생제 투여를 했던 사람의 장에 있던 균이 신생아에게 어떤 경로를 통해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같은 감염원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커 그래서 병원 내 감염이 확실시 되는 거죠.

질병관리본부는 감염원이 누구인지 감염 경로는 어떻게 되는지 영양주사제나 수액이 맞다면 어느 과정에서 세균에 노출됐는지 계속 조사할 방침입니다.

<앵커>

네, 그리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숙아는 갈수록 느는데 신생아 중환자실의 병상 수와 의료 인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이 점도 지켜봐야 될 것 같은데요.

<기자>

우리나라의 신생아 수는 해마다 줄고 있지만 고난도 치료가 필요한 2.5kg 미만의 신생아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인큐베이터에서 집중 치료해야되는 극소 저체중아도 가파르게 늘고 있습니다. 갈수록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그에 따라 출산도 늦어진 것이 가장 큰 이유인데요.

이 때문에 정부는 신생아 중환자실의 병상을 늘려왔고 현재 1,716개에 달합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고위험 신생아까지 대비하려면 아직도 169개의 병상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치료가 필요한 신생아들을 돌볼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대한신생아학회가 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61곳을 조사해봤더니 전담 전문의 한 명이 신생아 열 명을 돌보는 병원이 82%였고 한 명이 20명을 넘게 보는 병원도 무려 13%나 됐습니다.

그리고 신생아 집중치료실 간호사도 2011년 병상당 1.17명에서 2015년 1.04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간호사나 전문의 인력이 부족하면 한 사람이 많은 아기들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점점 더 그 일을 기피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경험 많은 의료진이 부족해지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보건당국이 이번 사건의 사인을 명확히 밝힌 다음에 이 부분도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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