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육백이'의 새 가족이 되실 분을 찾습니다

"가족같이 예뻐해 줬으면 좋겠고 끝까지 챙겨주실 수 있는 분이 데려갔으면 좋겠어요"
판교에 있는 동물병원을 찾았을 때, 육백이(시베리안 허스키)는 낯선 취재진에게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줬습니다. 큰 수술을 거친 개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밝은 모습이었습니다. 육백이의 두 앞다리를 둘러싼 깁스만, 사고 당시 얼마나 큰일이 있었는지 상상하게 해줬습니다.
육백이는 지난 12월 3일 밤, 인천의 한 도로에서 발견됐습니다. 교통사고 뺑소니를 당한 듯 두 다리에 심각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습니다. 추운 겨울 길에서 떨고 있던 육백이는 다급하게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두 다리가 부러진 상태였습니다. 한쪽 다리는 속에 있는 뼈가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였습니다. 처음 육백이의 상태를 본 병원에선 수술비만 300만 원이 넘게 필요하다고 했고 수일 동안 수술을 못 시키고 주인도 찾지 못하면 안락사시켜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조자와 대학생 이한솔 씨는 다급하게 페이스북과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수술비를 훨씬 넘는 돈이 모였습니다. 모금을 그만해 주셔도 된다는 말에도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연락이 왔습니다. 14시간 만에 400명이 넘는 분들에게 600만 원이 모였습니다. 수십만 원을 보내주신 분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1만 원, 2만 원 작게나마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들이었습니다. 통장에는 '댕댕아힘내라', '애기꼭살려주세요', '꼭살아라'를 비롯해 수백 명의 이름이 가득 채워졌습니다. 그렇게 모인 600만 원, 그래서 유기견의 이름도 '육백이'로 지었습니다.
여기에 재료 값만 받고 수술해주겠다는 판교의 한 동물병원의 도움까지 받아 육백이의 수술을 무사히 끝났습니다. 현재는 밥도 잘 먹고 건강하게 회복 중인 육백이.

류학현 / 이리온 동물의료원 수의사
"육백이는 다행히 수술 부위가 복잡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복도 잘되고 이식물들 변화없이 유지가 잘 되고 있어요. 퇴원은 사실 지금 당장도 갈 수 있거든요. 좋아지고 잘 걷고 밝아진 모습을 보니까 굉장히 뿌듯해요"
육백이는 지금 자신을 사랑으로 보살펴줄 '새 가족'을 찾고 있습니다. 시베리안 허스키가 뛰어놀 수 있는 작은 마당이 있는 집이었으면 좋겠다는 게 이한솔 씨와 모금에 참여한 분들의 바람이라고 합니다.
"끝까지 가족처럼 챙겨주실 수 있는 분이 데려가셨으면 좋겠어요. 어떤 사람이고 아이를 얼마나 사랑해주실 수 있는지가 제일 중요하거든요"

<육백이의 '새가족'이 되어주세요>
*구조자, 모금자분들이 정리한 입양 조건입니다

- 책임비 15만 원
- 입양 계약서 작성해 주실 분
- 동물 등록증 등록해 주실 분
- 가족이 신청해주시는 분 최우선
- 마당 있으신 분 우선(또는 대형 평수)
- 선착순 입양 아님. 입양 신청을 받고 심사 후 연락
- 반드시 입양 전 가정 방문 후 입양

* 강아지를 혼자 두는 시간이 길면 X (아이의 회복 기간엔 같이 있어 주실 분)
* 미성년자, 군 입대나 유학 준비 중인 분들한테는 분양 X 금전적으로 가능하신 성인에게만 입양
* 어린 자녀가 있는 분은 신중히 생각해 보시고 입양 신청 바랍니다
* 입양 전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지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 사진이나 소식을 자주 알려주실 수 있는 분
* 반려할 상황이 아니게 되었을 때는 임의 파양하지 마시고 꼭꼭 연락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