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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신 이어 목숨마저"…장애인 시위대 사살에 팔레스타인 분노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결정' 후 두 번째 '분노의 날' 시위에서 숨진 장애인이 이스라엘군 공습에서 하반신을 잃은 활동가로 드러나 팔레스타인에 분노가 들끓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결정을 규탄하는 시위 현장에서 이스라엘군에 사살된 이브라힘 아부 투라이야(29)의 장례식이 가자지구 가자시티에서 16일 거행됐다고 알자지라 등 아랍권 매체가 보도했다.

하반신이 절단된 장애인인 투라이야는 총상을 입을 당시 휠체어를 타고 시위에 참여, 다른 시위대처럼 빠르게 움직일 수 없었다.

그는 2008년 4월 가자지구의 알부레이지 난민캠프에서 친구들과 모여 있던 중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당했다.

공습 현장에서 7명이 숨졌고, 투라이야는 목숨을 건졌지만 두 다리와 신장 하나를 잃었다.

투라이야는 장애를 입은 몸으로도 세차와 채소장사를 하며 부모 등 11명이나 되는 가족을 부양하고,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찾는 활동에 동참했다.

그는 몇 년 전 현지 셰합 뉴스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유럽과 아랍 각국의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듣고 나서 해외에서 의족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경에 사살된 팔레스타인인 4명 가운데 이스라엘 공습으로 하반신을 잃은 장애인 활동가가 포함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가자지구는 분노로 들끓었다.

장례식 조문객은 투라이야의 죽음을 애도하고, 이스라엘 진압 부대의 과잉 대응을 비난했다.

가자 보건당국 대변인 아시라프 알끼드라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진압 부대가 유탄(榴彈, 폭발성 탄환)으로 무장한 저격수를 시위 현장에 배치하고 최루가스를 무차별로 쏘고 있다고 주장했다.

끼드라 대변인은 "이스라엘 군경이 정체 불명의 최루탄을 쓰는데, 이 때문에 경련, 구토, 기침, 심장기능 이상 등 증세가 속출했다"며 과잉대응을 비판했다.

이달 6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한다고 발표한 후 두 차례 '분노의 날' 시위를 거치며 현재까지 팔레스타인 8명이 총격과 공습으로 숨졌다.

가자 보건당국에 따르면 15일 금요 합동예배 후 전개된 2차 분노의 날 시위에서 4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는 장례식에서 "우리는 예루살렘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일깨운다"면서 "그것은 동예루살렘만이 아니라 하나의 예루살렘을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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