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외국인이 '사후 면세점'에서 물건을 사면 출국할 때 물건값에 포함된 세금 일부를 돌려받습니다. 이런 사후 면세점 설립에 이렇다 할 제한이 없다 보니까 전국에 1만 7천여 곳으로 5년 새 5배 넘게 늘었습니다. 경쟁은 치열해지는데 외국인 관광객은 감소하면서 문 닫는 곳이 생겼고 입점했던 점포들도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박찬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팔다 남은 물건이 구석에 방치돼 있습니다.
지난 2월 문을 연 한 사후면세점의 강남 지점인데 장사가 안돼 8개월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많은 관광객을 기대하고 입점했던 점포 상인은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입점 업체 관계자 : 매달도 아니고 8개월 동안 판매한 금액이 10만 원 정도도 안 되죠.]
일부 점포는 수백만 원의 보증금마저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면세점 측은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며 버티고 있습니다.
[면세점 대표-점포 통화 : 나 전화기 두 대야. 그러니까 이렇게 해봤자 (면세점) 영업에 전혀 지장이 없어. 내일 전화하세요. 지금 기분이 되게 안 좋으니까요. (대표님!)]
그러면서 면세점 측은 춘천에 4배는 더 큰 지점을 냈습니다.
보증금 지급을 미루는 이유에 대해서는 점포 측이 인터넷에 면세점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고, 관리비 90만 원도 내지 않아서라고 밝혔습니다.
[면세점 대표 : (관리비를 안 내서 700만 원 보증금을 안 돌려주셨다는 말씀이세요?) 아니 그거를 아예 안 돌려주겠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사실 이게 감정 싸움입니다 사실은.]
이 지점에서만 보증금을 받지 못한 점포는 4곳, 다른 지점의 점포 5곳을 합치면 피해액은 1억 4천만 원입니다.
사후면세점은 누구나 신고만 하면 열 수 있습니다. 입주 점포 보호를 위해서라도 면세점의 자격과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보안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공진구, 영상편집 : 황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