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짓 하다 회원자격 박탈당하자 뿔난 50대…도 넘은 영업 방해

탁구를 취미로 삼은 A(53·여)씨는 전북 전주시 한 탁구장 창립회원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A씨는 회비 수백만 원을 내고 '영구회원'으로 등록, 매일 같이 출근도장을 찍었습니다.

그야말로 '탁구장이 폐업하는 그 날까지' 이용할 수 있는 회원등급이어서 A씨는 자기 안방처럼 탁구장을 드나들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A씨의 행각은 도를 넘었습니다.

이용 가능 시간인 오후 11시를 넘기기 일쑤였고, 탁구장에서 술을 마시기도 했습니다.

탁구장 업주 B(57)씨는 A씨가 탐탁지 않았습니다.

수차례 그의 행위를 제지했으나 도통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거금의 창립회비를 냈으니 마음대로 탁구장을 이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게 A씨의 논리였습니다.

A씨가 다른 회원들에게까지 폐를 끼치자 B씨는 '회원 제명'이라는 강수를 뒀습니다.

강제로 내쫓긴 A씨는 자신의 권리를 박탈당했다는 생각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결심했습니다.

그는 지난 10월 29일 오후 9시 불이 꺼진 이 탁구장을 몰래 찾았습니다.

탁구장 옆에 딸린 B씨 소유 음악강습실에서 기타 7개와 드럼 1개 압력밥솥 1개를 훔쳐 달아났습니다.

탁구장 회비로 구입한 물품이니 '나에게도 소유권이 있다'고 판단해서입니다.

범행은 계속됐습니다. 이날부터 지난달 7일까지 4차례 탁구장 물품을 훔쳤습니다.

식탁보와 탁구공 1상자, 슬리퍼, 커튼 등 탁구장 안에 있는 물건을 눈에 보이는 대로 훔쳤습니다.

해코지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A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5시 B씨와 회원들이 탁구장에 얼씬도 못 하도록 입구와 계단 쪽에 음식물 쓰레기를 뿌렸습니다.

탁구장 주변에서는 코를 찌르는 쓰레기 악취가 풍겼습니다.

그는 이날부터 9일 동안 모두 8차례 생활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를 탁구장 앞에 버렸습니다.

A씨는 갖가지 방법으로 B씨의 영업을 방해해 경찰이 약 200차례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참다못한 B씨는 탁구장 앞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로 A씨의 범행 모습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신원을 확인하고 2∼3차례 A씨를 불러 사건 경위를 조사했습니다.

그는 "회비 수백만 원을 냈는데 업주에게 일방적으로 쫓겨났다. 내 회비로 산 물건들이니 내가 가져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전주 모 경찰서는 절도, 업무방해, 재물손괴 등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