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나 강원도 내륙과 산지 기온은 더 떨어졌는데요, 경기도 포천과 강원도 홍천, 평창의 기온은 이틀째 –23℃ 가까이 내려갔습니다. 남부 지방도 한파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요, 거창은 –12.1℃, 진주는 –10℃를 기록했고 부산도 –5.8℃까지 기온이 내려갔습니다.
새벽 한때 잦아들던 바람이 다시 강해지면서 체감 온도는 오늘도 –10℃ 이하에 머물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그야말로 올 겨울 최강 한파가 그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지독한 추위에 노출되면 대부분 사람들은 지금 경험하는 추위가 가장 혹독한 것으로 믿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기억을 되돌려도 이번처럼 추운 적은 없었다는 것인데요, 지난 경험을 떠올리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아서겠죠.
하지만, 실제 관측된 값을 확인해보면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추위를 이미 경험한 적이 많은 점에 놀라곤 합니다. 올 12월 한파도 마찬가지여서 불과 3년 전인 2014년은 물론 2012년에도 올해보다 더 강력한 추위가 기승을 부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아직 12월이 다 지난 것이 아니어서 12월 전체를 놓고 비교하기는 어려워, 일단 12월 1일부터 오늘(13일)까지 서울에서 관측된 최저기온을 살펴봤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최근인 2010년대만 놓고 비교했는데요, 올 최저기온 평균은 –6.3도였는데, 2014년은 이보다 0.6도가 낮은 –6.9도였고, 2012년은 1도 이상 낮은 –7.5도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혹독한 한파 때문에 2012년 12월, 서울의 평균 최저 기온은 –7.4℃를 기록하면서 1973년 이후 가장 낮은 한 해로 기록됐는데, 1980년과 2005년과 같은 기록입니다.
불과 5년 전에 무시무시한 한파와 씨름을 했지만 지금은 먼 기억으로 남아 떠올리기가 힘든 셈인데요, 이런 편리한 습성 때문에 쉽게 계절을 넘기는 것 같습니다.
한파 기세가 꺾이면서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 동안은 오후에 제법 포근한 느낌을 기대하셔도 좋을텐데요, 다만 구름이 많고 곳곳에 눈이 내릴 것으로 보여 빙판길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토요일 오전까지 중부에 눈이 지나고 나면 다시 반짝 한파가 밀려와 월요일 아침 중부 기온이 -10℃ 가까이 떨어지겠고, 호남에는 제법 많은 눈이 내릴 가능성이 큽니다. 올 겨울은 날씨 변덕이 유난스러운만큼 건강 관리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