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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지방선거 승리에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연임 '청신호'

베네수엘라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압승을 거두면서 내년 대선에서 연임에 도전할 것이 확실시되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게 청신호가 켜졌다.

1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335개 도시의 시장을 선출하기 위해 진행된 기초단체장 선거의 중간 집계 결과, 여당인 통합사회주의당(PSUV) 소속 후보가 최소 90%에 해당하는 300여 곳을 석권했다.

특히 23개 주의 주도 중 수도 카라카스의 주요 지역을 포함한 21곳에서 여당 후보가 승리했다.

이번 선거에는 유권자 약 920만 명이 참여해 4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야권은 그러나 투표소가 한산했다며 이 같은 투표율에 대해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독립영웅인 시몬 볼리바르의 동상 옆에 있는 카라카스 광장에서 "우리는 (혁명을) 완수할 준비가 돼 있다. 내년은 차비스타(Chavista·고(故)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지지자)의 한 해가 될 것이다"라며 승리를 자축했다.

그러면서 "제국주의자들은 베네수엘라에 불을 내 우리의 부를 가져가려고 시도해왔다"면서 "우리는 투표와 민중의 의지, 진실로 미 제국주의를 패배시켰다"고 덧붙였다.

여당의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압승은 주요 야당 4개 정당 중 3개 정당이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이의를 제기하며 불참한 가운데 이뤄졌지만, 내년 대선에서 연임을 노리는 마두로 대통령으로서는 잇단 선거 승리가 고무적일 수밖에 없다.

여당은 지난 10월 23명의 주지사를 선출하기 위해 실시한 선거에서 예상밖에 18곳서 승리해 야권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앞서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7월 야권이 장악한 의회를 무력화하고 독재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야권의 거센 반발에도 제헌의회 선거를 강행했다.

마두로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인사들로 구성된 제헌의회는 개헌 등을 비롯해 무소불위의 권한을 지닌 최고 헌법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야권의 분열도 마두로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야권에서는 지난 10월 주지사 선거 이후 선거 부정을 규탄하는 주장과 함께 지지 세력을 제대로 규합하지 못했다는 자성, 민심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충돌하면서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당시 주지사 선거에서 당선된 야권 주지사 5명 중 4명이 제헌의회 앞에서 취임선서를 했다.

야권은 선거 전 제헌의회 선서를 하지 않으면 당선 자격을 박탈할 것이라는 마두로 대통령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대부분이 결국 손을 들었다.

시장 선거 불참 정당에 대한 대선 출마 금지 결정도 야권에는 불리하다.

마두로 대통은 전날 투표에 참여한 뒤 연설을 통해 "오늘 선거에 참가하지 않고 보이콧을 촉구한 정당은 더는 (다른 선거에) 참여할 수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 불참한 야당은 우파 야권 연합인 국민연합회의(MUD)를 이끄는 정의제일당, 민중의지당, 민주행동당 등이다.

BBC 등 외신은 이번 조치에 대해 야당에 대한 분할 정복이라고 비판하며 독재 권력 강화를 우려했다.

이번 조치에 앞서 마두로 대통령에 필적할 만한 민중의지당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스는 가택 연금된 상태며 다른 야권 지도자 엔리케 카프릴레스도 이미 공직 선거 출마가 금지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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