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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거리핵전력조약 위반 이유 러시아에 신규 제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위반을 이유로 신규 대러 제재를 승인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를 인용해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한 미국 고위관리는 폴리티코에 "러시아가 냉전 시절 (미국-소련 간에) 체결된 INF를 이행하도록 강제하기 위해 대러 신규 제재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러시아가 INF 조약으로 금지된 신형 순항미사일을 배치한 것이 조약 위반이라고 판단했으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제재 결정을 내렸다고 이 관리는 소개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 상무부는 금지된 신형 무기 개발에 기술을 제공한 러시아 회사들을 징계할 계획입니다.

통신은 이어 러시아의 조약 위반에 따라 미 국방부도 신형 순항미사일 개발에 착수하기로 했으며 개발비가 이미 내년 예산에 포함됐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이 불법 배치를 주장하는 순항미사일은 러시아가 올해 2월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진 SSC-8 미사일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러시아는 INF 위반을 명분으로 내건 미국의 대러 제재 추진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자국 외무부 사이트에 올린 논평을 통해 미국의 비난이 전혀 근거없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랴브코프는 "러시아는 (INF) 조약에 충실하면서 항상 그것을 철저히 이행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하지만 다른 나라(미국)가 조약을 지키지 않으면 우리도 맞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이어 "제재로 러시아를 위협하려는 또 다른 시도는 가소로운 조치일뿐"이라면서 "미국 정치인과 외교관들은 대러 경제·군사 압박이 작동하지 않음을 깨달을 때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지도자가 서명한 INF는 사거리 500∼5천500㎞의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금지한 조약으로 냉전 시대 군비 경쟁을 종식한 역사적 문서로 꼽힙니다.

이 조약에 따라 미국과 소련은 1991년 6월까지 보유 중이던 사거리 500~5천500km의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 2천600여 기를 폐기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러시아가 다시 단거리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 시리즈를 개발하고, 미국이 2000년대 들어 유럽 미사일 방어(MD)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면서부터 양국 간에 INF 위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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