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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딛고 일하다 두 다리 잃어"…위험천만 '청소차 발판'

<앵커>

길을 가다가 보신 분도 많겠지만 환경미화원들은 작업을 할 때 청소차 뒤쪽에 달린 발판에 올랐다 내렸다 하면서 작업을 합니다. 겉으로만 봐도 많이 위험해 보이죠. 이로 인해 사고도 끊이지 않고 법으론 분명히 금지돼있는데 10년 넘게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장세만 기자입니다.

<기자>

환경미화원으로 함께 일했던 이 두 사람은 2년 전, 작업하다가 다리를 잃었습니다.

4차선 도로변에서 쓰레기를 거둬 차량에 실은 뒤 차량 후미 발판에 올라서는 순간 갑자기 뒤에서 음주 차량이 달려들면서 끔찍한 변을 당한 겁니다.

[박교흥/전직 환경미화원 : 음주 차량이 와서 그냥 그 상태에서 밀어 갖고 부딪혀 가지고 사고가 발생한 것이더라고요.]

하지만, 가해 차량 보험사는 소송에서 피해자들이 불법 발판에 탑승했으니 50%의 과실이 있다고 맞섰습니다.

[유선용/전직 환경미화원 : 업무 특성상 그렇게 업무를 하지 않고서는 일 진행이 안 되는 상황이라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죠.]

사고 이후에도 발판 사용 실태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깊은 밤, 서울 도심 도로를 달리는 청소차, 미화원 세 명이 후미 발판에 매달려 갑니다.

가운데 미화원은 발판조차 없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습니다.

[환경미화원 : 매번 문을 열고 내리고 이렇게 할 수 없는 일이에요. 발판을 타지 않고서는 일을 끝낼 수 없는 실정입니다.]

이 발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특장차 업체를 찾아갔습니다.

수거 트럭을 소개하는 카탈로그를 보면 후미 발판이 없습니다.

하지만, 청소업체와 실제 계약 땐 달라집니다.

[청소차 제작업체 직원 : (뒷발판이) 원래는 없어요. 없는데 청소업체에서 발판을 요구하면 안 해줄 수는 없잖아요. 그런 경우에 장착을 해주고 있다.]

수거 트럭을 받은 청소업체는 또 다른 꼼수를 부립니다.

불법인 발판을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게 만들어 자동차 정기검사 때만 발판을 떼어놓는 겁니다.

[자자체 공무원 : 정기검사를 받으러 갈 때는 (발판을) 떼고, 검사를 받고 나와서 다시 붙이고...]

불법 발판이 10년 넘게 해결되지 않는 데는 무리한 작업량도 한몫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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