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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직장' 채용, 사실상 그들만의 리그…조사도 힘들다

<앵커>

구직 청년들에게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공기관의 채용과정은 말 그대로 그들만의 리그였습니다. 기관장과 사회고위층이 '짬짜미' 공모한 경우가 많았는데, 결과는 정해져 있고 외부에서는 알기 힘든 구조였습니다.

채용 비리 백태는 조성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2014년 한 공공기관에 응시한 A 씨는 면접시험장에 들어서자마자 합격을 확신했습니다.

면접관 5명 중 3명이 자신이 속한 모임 회원이었던 겁니다.

같은 모임 소속인 기관장은 면접 후 인사위원회도 건너뛰고 채용을 지시해 A 씨를 선발했습니다.

다른 공공기관은 지원자 B 씨를 뽑기 위해 전형 단계별 합격 배수를 고무줄처럼 늘리는 수법을 썼습니다.

처음엔 5배수 범위였던 서류전형 합격자를 30배수로, 또 45배수로 늘린 끝에 B 씨를 최종 합격시켰습니다.

합격자는 B 씨 딱 1명이었습니다.

채용 내정자와 함께 면접을 보는 경쟁자들의 점수를 깎아내리거나 부모 이름과 직업이 적힌 응시원서를 면접관들에게 돌려 해당 기관 고위직 자녀가 채용된 곳도 있습니다.

이번 조사는 중앙 공공기관만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지방자치단체나 지방 공공기관까지 포함할 경우 비리 규모는 훨씬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자체 조사라는 한계 탓에 고위공직자나 정치인 등 유력자가 연루됐을 경우 제대로 된 처벌로 이어질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전망도 나옵니다.

[권영준/한국뉴욕주립대 석좌교수 : 공론화의 장으로 끌어내야 된다. 그래서 언론이 전부 다 감시하고 국민이 감시하고 그래서 시스템이 완전히 밝혀질 수 있도록 완전히 다 공개해야 됩니다.]

채용 비리가 은밀하게 이뤄지는 만큼 내부자의 제보 없이는 결정적인 비리를 찾아내기 힘든 한계를 극복하는 것도 남은 과제입니다.

(영상취재 : 최남일, 영상편집 : 이승희)  

[공공기관 채용비리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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