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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x 아미, 글로벌 팬덤의 중심이 이동했다

방탄소년단 x 아미, 글로벌 팬덤의 중심이 이동했다
방탄소년단이 DJ 스티브 아오키, 래퍼 디자이너와 함께한 ‘Mic Drop’ 리믹스로 미국 아이튠즈 메인 송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이어 K-POP으로는 두 번째다.

공교롭게도 ‘Mic Drop’의 1위는 ‘강남스타일’의 1위와는 상반된 방식으로 달성한 것이다. 유튜브를 통해 퍼졌다는 점이 다를 뿐, ‘강남스타일’은 음악의 고전적인 흥행공식을 재현했다. 노래와 춤, 또는 뮤직비디오 등 콘텐츠가 대중의 호응을 얻어 그것이 차트에 반영됐다.

반면 ‘Mic Drop’은 발표되기 전부터 상위권에 오를 것이 어느 정도는 예상 가능했다. 방탄소년단이 아메리칸뮤직어워드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토크쇼에 출연해 열광적인 환호를 얻은데서 볼 수 있듯 미국에는 이미 방탄소년단의 콘텐츠를 '무조건' 소비할 팬덤이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아메리칸뮤직어워드는 아예 방탄소년단은 물론 그들의 팬덤 ‘ARMY’(아미)를 게스트처럼 대접하기도 했다.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ARMYxAMAs!’처럼 아미를 계속 호명했고 방탄소년단의 무대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응원봉을 들고 환호하는 팬들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줬다.

시상식이 끝난 뒤에는 ‘BTSxAMAs’가 프린트 된 패치를 판매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에게 ‘톱 소셜아티스트상’을 수여한 빌보드 뮤직어워드 역시 방탄소년단의 수상 발표에 쓰인 카드를 대량 제작해 판매하기도 했다. 두 시상식은 방탄소년단에 대해 충성도 높은 미국 팬덤이 있다는 점을 파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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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팬덤은 그들이 뛰어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표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들이 서구시장에서 본격적인 반응을 얻은 계기 또한 ‘쩔어’ 뮤직비디오가 큰 반응을 얻은 뒤부터였다. 그러나 한 두곡이 반응을 얻는 것과 해당 뮤지션에게 지속적인 소비를 약속하는 대규모 팬덤을 갖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게다가 방탄소년단은 SM, YG, JYP 등 ‘3강’으로 불리는 대형 기획사처럼 뮤지션이 직접 미국으로 가서 활동하지 않았다.

그들은 한국을 중심으로 하면서 SNS와 유튜브 등을 활용하며 전 세계 팬들을 사이버상의 거점에 모이게 했다. 몸은 떨어져 있지만 멤버들이 끊임없이 팬들과 소통하고 거기서만 제시되는 콘텐츠를 통해 팬들에게 국적 이상으로 ‘아미’라는 정체성을 강하게 심어줬다.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한국팬, 미국팬, 일본팬이 아니라 ‘아미’다. 모든 이벤트는 전세계 ‘아미’들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고 방탄소년단은 여기에 좋은 방향을 제시한다. 최근 방탄소년단이 유니셀프와 함께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 ‘LOVE MYSELF’가 그 좋은 예다. 방탄소년단이 한 번 움직이자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의 팬덤이 자선 활동에 관심을 보인다.

이것은 지금 K-POP 시장이 국내 미디어 바깥에서, 상상 이상의 일들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방탄소년단은 인기에 비해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TV가 아닌 인터넷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대중 대신 그들을 좋아할 팬들에게 다가섰다. 인터넷은 국경을 초월해 그들을 알렸고 전 세계 사람 중 누군가 스마트폰을 통해 그들의 팬이 됐다. 방탄소년단이 해외에서 눈에 보이는 실적을 거둔 것은 최근이지만 그들의 뮤직비디오에 대한 리액션 비디오는 이미 2년 전부터 유튜브의 인기 콘텐츠 중 하나였다.

또 지난해와 올해 사이에는 전 세계 소셜 네트워크 트렌딩에서 저스틴 비버와 함께 최정상권의 인기를 누렸다. 빌보드 뮤직어워드와 아메리칸 뮤직어워드가 미국에서 곡 하나 내지 않은 그들을 시상식의 메인 게스트로 초대한 이유다. 그들은 이미 시장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있음을 알아차린 것이다. 반면 국내 미디어 중 두 시상식 전까지 방탄소년단의 서구 반응에 대해 보도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 이미 세계의 중심으로 진입하고 있는 K-POP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필요한 때다. 

(SBS funE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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