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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부터"…취업난에 대학들 총학생회 '공백' 잇따라

한양대·경희대·외대 총학 구성 무산…연대·서강대도 불안

"발등에 불부터"…취업난에 대학들 총학생회 '공백' 잇따라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의 총학생회 구성이 무산되는 사태가 올해도 재연되고 있다.

5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서울의 주요 대학에서 총학생회장 선거가 일제히 진행된 가운데 한양대와 경희대, 한국외대가 투표율이 너무 낮거나 출마자가 없어 총학 구성에 실패했다.

전날 총학 선거를 마친 한양대는 최종 투표율이 36.5%로 집계돼 투표함을 열지조차 못했다.

학생회칙에 따라 투표율이 50% 이상 나와야 개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양대의 공식 총학 투표 기간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이었지만 투표율이 35.17%에 그쳤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전날 하루 연장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했지만, 투표율 50%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입후보자가 없어 선거를 치르지 못한 한국외대는 올해도 총학생회장에 출마한 후보가 없어 선거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달 6∼8일로 후보자 등록 기간을 공지했지만 아무도 출마하지 않은 것이다.

이 대학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2년간 이어지게 됐다.

경희대는 제50대 총학생회 선거에 단일 후보가 출마했지만, 찬성률 부족으로 비대위 체제가 들어섰다.

연장투표까지 진행한 끝에 개표 가능 기준인 50%를 갓 넘긴 50.36%의 투표율로 개표에 들어갔지만, 찬성률은 당선에 필요한 ⅔ 이상에 한참 부족한 50.8%에 불과했다.

서강대와 연세대도 총학 구성을 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올해 총학 없이 한 해를 보낸 서강대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총학 선거가 진행됐지만, 개표 기준(2천507명)에 크게 부족한 1천630명이 투표하는 데 그쳤다.

서강대 선관위는 이날 연장투표를 진행 중이다.

올해 56년 만에 처음 총학생회 없이 비대위 체제를 겪은 연세대에서는 지난달 연장투표까지 해서 투표율 50%를 달성하면서 총학 구성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1, 2위 차이가 오차 범위 내로 집계됐고, 2위 선거본부의 자격이 박탈되면서 재투표가 이뤄지고 있다.

서울대·성균관대·중앙대는 투표율 50%를 넘기면서 총학 구성이 마무리됐다.

이 가운데 중앙대는 본 투표 결과 투표율이 49.38%에 그쳐 연장투표를 해야 했다.

과거 민주화 투쟁 시절만 해도 사상과 행동이 자유로운 대학생들을 한데 묶는 역할을 담당하면서 위상이 높았던 총학들이 이처럼 외면받는 것은 날로 심각해지는 청년 취업난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취업에 신경을 써야 하는 현실에 대학생들이 더는 총학생회 활동에 관심을 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취업 관련 스펙을 쌓느라 총학생회 선거에 무관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학생들이 당장 취업이라는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꺼야 해서 총학 활동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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