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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가기로 해놓고…" 낚싯배 사고 희생 군인 영면


"포상으로 받은 가족여행 가기로 해놓고 어찌 이렇게…" 

인천 영흥도 해상 낚싯배 전복사고로 희생된 13명 중 한 명인 육군 원사 유모(47)씨의 영결식이 오늘(5일) 오전 8시 30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가족장으로 열렸습니다. 

고인에 대한 묵념에 이어, 유 씨의 아내 박모(55)씨를 시작으로 유족과 친지, 군 전우들의 헌화 및 분향이 이어졌습니다. 

영정 앞에 선 유족 40여 명은 침통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유족들은 "어떡해"라며 눈물을 쏟아 주변을 안타깝게 했고, 일부 유족은 유씨의 어린 조카가 눈물을 훔치는 모습에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습니다. 

군 전우들도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헌화와 분향했고, 이어 고인의 명복을 비는 조총 3발이 발사됐습니다.

40분여에 걸친 영결식이 끝나고 고인의 영정은 부대 동료 장병의 품에 안겨 영결식장을 나섰습니다. 

유 씨의 시신이 운구차에 실리고 문이 닫히려는 순간 한 유족은 "○○야, 이렇게 가면 어떡하니"라며 오열하기도 했습니다. 

동료 장병들은 운구차가 지나는 길 양편에 도열해 영면에 드는 고인을 향해 마지막 예를 올렸습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졌으며 유씨가 근무하던 부대에서 장례를 도왔습니다. 

유 씨는 태풍특보로 두 차례 취소했던 바다낚시를 나섰다가 지난 3일 변을 당했습니다. 

영결식에 앞서 빈소에서 만난 유 씨의 아내 박모(55)씨는 "주꾸미 낚시는 가끔 같이 가곤 했는데 이번에는 춥다며 혼자 나섰다. 태풍특보 때문에 두 번 취소됐던 바다낚시를 가면서 광어 잡아 오면 술 한잔 하자고 했는데"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유 씨는 27년간 군 생활을 했고 최근에는 주임원사로 근무했습니다. 

지난 10월 20일 주임원사로 진급하면서 포상으로 받은 가족 여행은 미루다 영영 떠나지 못하게 됐습니다. 

슬하에 자식이 없던 그는 병사들을 제 자식처럼 챙겼습니다. 

사고 발생 2주 전에는 집에서 고기 30근을 직접 삶아 군 후배들에게 대접했습니다. 

이 같은 살뜰함 덕분인지 유 씨의 빈소에는 현역 장병은 물론 전역한 군 후배들까지 많이 찾아 고인을 추억했습니다. 

한 유족은 "군에서 인연 맺은 분이 이렇게 많이 찾아올 줄은 몰랐다"며 "조문을 온 한 병사는 돈이 없다 보니 1만 원 한 장을 부조하고 동봉한 편지에 '너무너무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썼더라"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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