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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아일랜드, 국경 처리 쟁점 타결한 듯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이후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유럽연합(EU) 회원국 아일랜드공화국(이하 아일랜드) 사이의 국경이 통관과 통행이 까다로운 이른바 '하드 국경'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진보 일간 가디언은 4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의원들의 발언을 인용, 영국 정부가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로 나뉜 아일랜드 섬을 특별 사례로 다루기로 양보했다고 EU 집행위원회 브렉시트 협상대표 미셸 바르니에가 밝혔다고 전했다.

EU 집행위와 영국 정부가 공동 작성한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국경 쟁점과 관련 "양측(영-EU)의 합의가 없으면 영국은 아일랜드 섬의 '규제 일치'(regulatory alignment) 유지를 확실히 하겠다"는 문구를 담고 있다.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양측은 메이 정부에 영국이 EU를 탈퇴한 후에도 아일랜드섬 양측의 통행 및 통관 관련 규제에 커다란 차이가 있어선 안 된다고 요구해왔다.

메이 정부는 통상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EU 관세동맹에서 탈퇴할 것이며 영국 령인 북아일랜드가 통상관계에서 나라 전체와 분리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대신 이 국경 처리 문제를 영-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연계해 EU 관세동맹에서 탈퇴하면서도 과거 내전 시절의 '하드 국경'이 부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해왔다.

아일랜드 정부는 메이 정부가 약속한 '규제 일치'를 지금처럼 통관과 통행이 자유로운 방향으로 영국이 영-EU FTA를 추구하겠다는 확약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 국경 문제는 브렉시트협상에서 EU 분담금 정산, 상대측 거주 시민의 권리 보호와 더불어 탈퇴조건들을 의제로 한 1단계 협상의 핵심 의제들이다.

가디언은 영국과 EU 양측이 EU 분담금 정산 쟁점에 이어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국경 쟁점에서도 합의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오는 14~15일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 탈퇴조건에 관한 협상이 영-EU FTA 등 미래관계에 관한 협상을 병행해도 될 만큼 "충분한 진전이" 이뤄졌다는 결정이 나오리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고 영국 언론들은 관측했다.

아일랜드섬은 독특한 역사를 갖고 있다.

영국은 1차 세계대전 뒤 국제적인 압력에 밀려 북아일랜드 지방을 뺀 아일랜드를 분리 독립시켰다.

그러나 영국에 남은 북아일랜드에서는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는 구교세력과 영국 잔류를 요구하는 신교세력의 투쟁이 극심했다.

1969년 이후 계속된 신·구교간 충돌로 3천6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영국 정부와 아일랜드 정부, 북아일랜드 내 7개 신-구교 정파가 5년간에 걸친 협상을 통해 1998년 4월 벨파스트 협정을 타결하고 평화 체제로 이행했다.

하지만 영국이 EU를 떠나게 되면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국경은 EU의 외부국경이 되는 탓에 문제가 된다.

499km에 걸친 이 국경을 따라서 국경을 가로지르는 도로가 300곳이 넘는다.

아무런 물리적 국경이 없는 '열린 국경'이어서 하루 약 3만9천명이 자유롭게 왕래하며 상품 이동도 자유롭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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