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숨지고 며칠 뒤부터 1년 9개월간 며느리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이 남성은 며느리가 임신하자 낙태시키기도 했다.
재판부는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를 저버린 인면수심(人面獸心) 범행"이라며 분노했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2부(노태선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이 모(70)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또 이 씨에게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관할 기관에 신상정보를 등록하도록 명령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강원도에서 시부모와 함께 살던 중 2015년 남편이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숨지자 슬픔에 잠겼다.
두 아이를 홀로 키우면서 시부모까지 모셔야 하는 처지를 막막해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남편이 세상을 뜬지 며칠 지나지 않아 시아버지 이 씨에게 성폭행당할 뻔했다.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기가 막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씨의 인면수심 범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강간미수를 시작으로 강간, 강제추행, 유사강간 등 1년 9개월 동안 19차례나 이어졌다.
이 씨는 집 안에 아무도 없는 날이면 청소하거나 빨래하는 A씨를 강간했다.
TV를 보거나 부엌에 있는 A씨를 강제로 추행했으며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A씨가 임신을 하자 낙태 수술을 받도록 했다.
자신의 범행이 들통날까 봐 A씨가 집 밖에 나가지 못하도록 야구방망이로 위협했으며 "시어머니에게 말하지 말라"며 주먹으로 얼굴을 폭행하기도 했다.
A씨는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신고도 못해 하루하루가 지옥이었다.
견디다 못한 A씨는 이 씨가 집을 비운 틈을 타 경찰에 신고했고 결국 이 씨는 강간, 강제추행, 유사강간, 특수협박, 폭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같이 생활하는 며느리를 상대로, 그것도 아들이 사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성폭력 범행을 시작했다"며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를 저버린 인면수심의 범행으로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시했다.
이어 "성폭력 범행 횟수가 다수에 이르고 이 사건 범행으로 A씨가 임신·낙태까지 하게 된 점, 피해를 알리지 못하도록 폭행·협박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검찰이 요청한 신상정보 공개와 전자발찌 부착에 대해서는 "오히려 A씨 등 다른 가족의 피해가 우려되고 여러 검사 결과 성폭력 범죄 재범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