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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덩이 떨어져도 대피 거부하는 발리 주민 수만 명…"성지 못 떠나"

돌덩이 떨어져도 대피 거부하는 발리 주민 수만 명…"성지 못 떠나"
인도네시아 발리 섬에서 조만간 대규모 분화가 일어날 것이란 우려에도 화산 주변 마을 주민 수만 명이 대피를 거부하면서 대규모 인명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30일)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에 따르면 발리 섬에서 어제 오후까지 주민 4만 3천458명이 229개 대피소에 수용됐습니다.

그러나 발리 섬 동북부에 있는 아궁 화산 기슭에는 최소 수만 명의 주민이 대피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지 재난당국은 지난 27일 아궁 화산의 화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위험'으로 높이고 분화구 반경 8∼10㎞ 이내 주민에게 전원 대피를 지시했으나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겁니다.

해당 구역에는 22개 마을에 약 9만∼10만 명이 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BNPB 대변인은 "현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지 인식하지 못했거나, 생계수단인 가축을 버려놓고 집을 떠날 수 없다는 이유를 대고 있으나 화산탄 등 화산분출물이 낙하할 수 있어 반드시 대피해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수토포 대변인은 28일 오후 아궁 화산 분화구에서 4㎞ 떨어진 마을에 실제로 주먹 만한 돌덩이가 떨어지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도 아궁 화산 주변에선 우기에 따른 폭우로 생겨난 화산이류에 일종의 힌두교 의식으로 몸을 담그는 주민이 생겨나는 등 안전 불감증이 만연해 있습니다.

발리 주민의 83%를 차지하는 힌두교도들은 섬내 최고봉인 아궁 화산을 성지로 모시고 있으며, 이런 인식은 화산 분화의 위험에도 대피를 거부하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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