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한국인 납치사건…양국 경찰 공조수사로 해결

필리핀에서 한국인이 낀 일당이 현지에 머물고 있는 재외국민을 납치해 돈을 요구하다 한국-필리핀 경찰의 공조 수사로 검거됐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6시쯤 필리핀 앙헬레스시에 있는 한인 사업가 40살 이 모 씨 집에 괴한 6명이 들이닥쳤습니다.

괴한들은 한국인 4명과 필리핀인 2명이었으며, 필리핀 이민청의 불법체류자 단속을 가장해 이씨와 이씨 회사 직원 3명을 차량에 태워 납치했습니다.

이들은 몸값 120만페소, 우리 돈 2천800만 원 상당을 받은 뒤 직원 3명을 석방했으나 이 씨는 계속 감금한 채 400만 페소, 우리 돈 9천만 원을 몸값으로 추가 요구했습니다.

이에 같은 날 밤 10시쯤 이 씨 지인이 현지 한인회와 한국대사관에 신고했고, 현지에 파견된 한국 경찰청 소속 코리안 데스크는 현지 경찰 수사를 지원했습니다.

필리핀 경찰은 몸값 전달 장소가 이민청 앞임을 확인하고 미리 검거작전을 세워 다음날인 25일 새벽 한국인 피의자 3명과 필리핀인 1명을 검거했습니다.

납치됐던 이 씨는 무사히 구출돼 현지에서 보호받고 있습니다.

현지 경찰은 도주한 한국인 1명과 현지인 1명도 추적하고 있습니다.

로널드 델라 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은 한국 경찰청을 방문 중이었던 지난 24일 사건 수사 관련 보고를 직접 받았다고 경찰청은 전했습니다.

델라 로사 청장은 오늘 오전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면서 "최근 한국 경찰청을 방문했을 때 한국인 보호를 약속했는데 지킬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필리핀 경찰은 이번 납치사건에 자국 이민청 공무원이 연루됐는지 등을 확인하고자 수사를 계속할 방침입니다.

(사진=CNN 캡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