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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야산 들개 170여 마리 추정…포획 건수 50배 이상 '껑충'

서울 야산 들개 170여 마리 추정…포획 건수 50배 이상 '껑충'
북한산, 백련산, 인왕산 등 서울 시내 야산 주변에서 서식하는 들개, 이른바 '야생화된 개'가 170여 마리에 이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7일 이운오 서울시 동물관리팀장이 발표한 '야생화된 개의 실태와 대책'에 따르면 시는 북한산 지역을 포함해 9개 자치구에 걸친 도심 야산 지역에 들개 170여 마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는 등산객 등 시민의 안전을 위해 들개를 유기동물에 준해 포획·관리하고 있다.

이 팀장은 그러나 "들개의 서식 범위와 개체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추정만 할 뿐, 현재로써는 주민 제보에만 의지해 서식지나 개체 수를 짐작할 수밖에 없다"며 "주요 서식지가 산이고 활동 범위가 넓어 정확한 서식 현황을 조사하는 등 실태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시는 2011년부터 자치구를 통해 들개 포획을 시작했다.

연도별 포획 마릿수는 2011년 2마리에서 2012년 32마리, 2013년 22마리, 2014년 8마리, 2015년 32마리, 지난해 115마리, 올해 1∼9월 102마리 등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과 올해를 비교하면 50배 이상 '껑충' 뛰어오른 셈이다.

이 팀장은 "들개는 도심 야산과 주택가 등지를 5∼6마리씩 무리 지어 다니며 고양이 등 다른 동물을 해치거나 등산객, 노약자, 어린이 등 주민을 위협하니 적극적으로 포획해달라는 민원이 있다"며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동물 애호가도 있어 자치구가 골머리를 앓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시는 사찰에서 제공하는 음식이나 잔반, 등산객이 준 음식물, 일부 시민이 준 사료 때문에 개들이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고 산에서 번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들 먹이를 받은 개들은 크기가 커서 자치구가 설치한 포획틀로 잡기가 어렵다.

이 팀장은 "어렵사리 포획틀로 들개를 잡아도 지나가던 등산객이나 주민이 불쌍하다고 문을 열어 풀어주기도 한다"고 어려움을 설명했다.

현행 관리 체계의 '구멍'도 시와 자치구의 골머리를 썩이는 부분이다.

산에서 몇 세대를 거쳐 번식해 야생화된 들개는 '동물보호법'에 따른 유기·유실동물로 보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야생화된 동물'로도 지정되지 않았다.

이를 다루는 법령이나 규정이 아예 없는 셈이다.

이 팀장은 "들개는 서울시뿐 아니라 전국에서 관련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앙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 자치구별 상시 포획 체제 유지하며 개체 수 조절 노력 ▲ 정확한 실태 파악 후 관리방안 마련 ▲ 야산 인근 재개발 예정지역 등에서 중성화 수술 등으로 야생화 사전 차단 등의 해법을 내놨다.

이 같은 내용은 서울시가 28일 오후 2시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에서 여는 '동물 유기 및 야생화 예방을 위한 2차 시민토론회'에서 발표된다.

토론회는 '산에 사는 유기견(들개)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시민단체, 관계기관, 일반 시민 등 200여 명이 머리를 맞대는 자리다.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김혜란 이사는 '재개발 지역 동물유기 예방 사업과 효과와 한계'를 주제로 발표한다.

카라가 올해 6월 20일부터 7월까지 산과 인접한 재개발 지역인 갈현, 불광, 노원 백사마을 등 4개 지역으로 반려동물 사육·동물 등록·중성화 수술 현황을 조사한 결과, 반려동물 584마리 가운데 등록된 개는 207마리(35.5%)에 그쳤다.

중성화 수술이 된 개도 211마리(36.1%)에 머물렀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산과 인접한 재개발 지역 등을 전수조사해 야생화된 유기견의 발생 원인을 진단해 보고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해보려 한다"며 "사람과 동물의 건강한 공존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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