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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수다] 김원희 “백년손님, 보호 프로그램으로 지정해야 해”

[스브수다] 김원희 “백년손님, 보호 프로그램으로 지정해야 해”
‘기-승-전-백년손님’이었다. 한 때 유행했던 뇌구조를 그린다면 분명 ‘자기야-백년손님’이 정중앙,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보다는 ‘우리’가 함께 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당부나, 부탁의 말조차도 ‘백년손님’에 관한 것들 뿐이었다. 

김원희는 2009년 ‘자기야’ 첫 회부터 시작해 ‘자기야-백년손님’까지 8년의 세월을 함께 하고 있다. 배우 출신 MC로 안정적인 진행을 펼쳐왔고 2014년부터 단독 MC로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그만큼 ‘백년손님’에서는 독보적인 존재다.  

“프로그램을 오래 한 것은 ‘놀러와’랑 ‘백년손님’ 두 개 인 것 같다. 프로그램이 재미있다고, 잘한다고 해서 오래 가는 것 같지 않다. 그건 시청자들이 결정해주는 것 같다. 팀워크 내부적 인 것도 있지만 시청자들이 사랑해준 덕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말 오랫동안 견고하게 다져 올 수 있었던 것은 시청자들 때문이다. 다른 것에는 무너지지 않는다. 우리가 잘 지켜서 10년도, 20년도 자신 있고 팀들도 열심히 한다. 오래됐다고 매너리즘이 있을 수 있는데 시청자 유입에 욕심이 있어서 모두 열심이다. 젊은 시청자들도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이 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말 한 마디 말 한 마디에서 ‘백년손님’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김원희의 사랑을 먹고 자라서인지 ‘백년손님’은 적수 없는 목요일 심야 예능 프로그램 왕좌를 지키고 있는 중. 분명 여러 가지 인기 요인이 있을 터지만 모든 공을 제작진에게 돌렸다.

“야외 촬영을 찍어놓고 회 차에 맞게, 주제에 맞게 하면 되는데 엑기스만 편집하지 않냐. 제작진은 이틀을 찍어 놓고 하루 치 방송을 만든다. 내일이 없는 듯이 만드니까… 제작진 노고가 크다. 내일이 없다는 촬영과 편집, 한 주 보고 두 주 보고 루즈 하면 채널이 넘어가는데 짜임새 있는 편집 덕분인 것 같다. 우리는 두 번째다. 스튜디오 분량은 많지 않다. 얼마나 그림이 잘 나왔냐 따라 스튜디오 분량이 줄어들거나 해서 팀워크가 정말 좋다”

김원희가 ‘백년손님’을 이끈다면 그 주인공은 물론 장서(丈壻) 케미를 자랑하는 출연진들일 터. 그동안 많은 이들이 방문해 프로그램을 빛내주었다. 김원희의 기억에 자리 잡고 있는 출연진을 물었다.  

“지금 하고 있는 분들도 재미있지만 함익병과 그의 장모님이 떠오른다. 케미도 좋았지만 장모님의 사위 사랑이 따뜻했던 것 같다. 매력이 있었다. 이춘자 여사님은 좋으면서도 츤데레의 매력을 선보인다면 함익병 장모님은 보는 내내 따뜻해지는 느낌이 있다. 많은 분들이 프로그램을 빛내줬다. 앞으로는 연예인이나 셀럽들이 장인으로 등장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 최근에 이연복 셰프가 장인으로 촬영을 마쳤는데 기대가 되는 바다. 허참 선생님이나 이덕화 선생님도 나오면 재밌을 것 같다. 연예인이 아닌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모습이 궁금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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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희는 8년 동안 ‘백년손님’을 진행했지만 “고비는 없었다”고 단언했다. 어려웠던 점 혹은 잃은 것은 1도 없고, 얻은 점, 배운 점만 무한대였다.

“프로그램 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정이 화목해졌다. ‘자기야’는 부부, ‘백년손님’은 가족을 중심으로 보여줬다. 그것을 하는 동안 서로 간에 이해,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됐다. 부부가 사랑으로만 살 수는 없다. 시댁 친정 등 관계에 대해서 도움을 받은 것 같다. 시댁한테 더 잘 하게 됐다. 남편한테도 부부 교과서 같은 역할을 해줬다. ‘자기야’의 모습은 이제 없지만 그래도 토크 안에 녹아있다. 부부 관계의 참고서 같은.… 그래서 시청자들의 충성도가 있는 것 같다”

그렇다. 김원희도 2005년도에 결혼한 무려 12년 차 아내다. 그것만으로도 ‘백년손님’ 안방마님으로서의 기본 조건은 갖췄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연애도 오래하고 해서 남편하고는 26년째다. 정말 부부간에 신뢰와 존중이 중요한 것 같다. 친하다고 다 섞이면 안 되는 것 같다. 각자의 공간이 필요하고, 하루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물론 내 경우 아이가 없어서 가능한 것일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을 다 공유하면 상대의 시간과 감정을 침범하게 된다. 쉽지 않지만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내 감정이 안 좋다고 남편과 공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리석은 일 같다”

김원희는 ‘백년손님’의 10년, 20년을 꿈꾸고 있었다. 급기야 보호 프로그램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오랜 시간 시청자들 곁에서 머물러야 할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시댁, 친정, 장서 간에 따뜻한 모습뿐만이 아니라 여러 캐릭터들을 통해 인간관계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부부 간에 진짜 잊지 말아야할 관계에 대해서, 가족 관계에 대해서 지켜낼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 이런 프로그램이 많지 않다. 보호를 받아야 할 프로그램이지 않나. 우리 프로그램은 지켜줘야 한다. 나 홀로 사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인데 노인과 젊은이의 관계가 중요한지도 알게 된다. 우리가 지켜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대부분의 이야기가 ‘백년손님’이었다. 무슨 이야기를 해도 ‘백년손님’으로 마무리 하려 해서 김원희의 이야기들을 듣고 싶었다. 특히 연기 활동에 관한 것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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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의 정체성이 있다. 연기자 출신이지 않나. 모두 예능이 쉬운 줄 안다. 예능을 해보니까 가볍게 보는 선입견이 있더라. 내가 완전한 예능인은 아니지만 예능은 15년 이상 해오고 연기는 10년 이상했다. 연기와 예능 양다리로 대변할 수 있다. 물론 연기는 종합예술이다. 그 때문에 스트레스의 극이기도 하다. 촬영 끝나고 대본 던질 때까지는 감정 몰입도 해야 하고 힘든 것이 맞는데 그거에 비해서 예능이 쉬운 것도 아니다. 웃기 것도, 듣는 것도, 분배도 해야 한다. 예능하면서 드라마 왜 못해요 하는데 나는 잘 못한다. 시간도 필요하다. 내년 정도에는 많이는 못하겠지만 연기를 해 볼 생각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연기도 변하지 않냐. 나이든 모습을 연기로 표출을 해야 할 것 같다. 연기 안한다고 우려 하고 기대 하니까 해야 할 것 같다. 계획 가지고 있다”

배우들이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활약을 하지만 한시적이다. 한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비치고 본업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대다수다. 김원희처럼 오랜 기간 동안 많은 프로그램에서 배우 출신 예능인으로 활동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나는 사실 26년째 하고 있지만 내 이미지 메이킹을 해본 적이 없다. 일만 연예인이지 삶은 연예인이 아니다. 연예인 삶은 안 맞는다. 물론 일은, 작업은 잘 맞는다. 그래서 할 수 있는 역량 안에서 하고 싶다. 최고를 목표로 하지 않아서 한계일 수도 있지만… 못하는 역할이 들어오면 포기하는 스타일이다. 그동안 내가 한계를 규정했는데 이제는 살아온 경험들이 있어서 연기적으로 도전을 할 생각이다. 예능은 유일한 캐릭터가 되고 싶다. 말 잘하는 예능인들 많은데 진정성 있게 시청자들을 아우를 수 있는 MC가 되고 싶다. 최고의 MC의 욕심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역량 안에서 하고 싶다”

이렇게 김원희의 인터뷰를 마무리 하려 했다. 인터뷰 종료를 알리려는 순간 김원희가 이를 알아챘는지 끝으로 이런 말을 남겼다. “아무튼 ‘백년손님’을 주시해 달라”라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다가도 결국 종착지는 ‘백년손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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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철 기자
손재은 기자  

(SBS funE 손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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