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뉴 대항마' 네이선 천, 그랑프리 우승…평창 '피겨킹'은 누구

일본의 남자 피겨 스타 하뉴 유즈루의 강력한 라이벌인 미국의 네이선 천이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 그랑프리 대회에서 두 번째 금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네이선 천은 미국 뉴욕주 레이크 플래시드에서 열린 ISU 그랑프리 6차 대회 스케이트 아메리카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 86.68점에 예술점수 87.08점을 합쳐 171.76점을 얻었습니다.

개인 최고점에 30점 이상 못 미치는 점수지만 첫날 쇼트프로그램에서 104.12점으로 개인 최고점을 경신한 데 힘입어 합계 275.88점으로 가뿐히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천은 지난 10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그랑프리 1차 대회 로스텔레콤컵에 이어 이번 시즌 두 차례 출전한 그랑프리에서 모두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피겨 선수 중 처음으로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4회전 점프를 다섯 차례나 성공한 바 있는 천은 이번 대회 프리에서는 쿼드러플 플립과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에서 두 차례 넘어지는 등 점프 난조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쇼트에서는 쿼드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쿼드러플 플립을 완벽하게 수행하며 '점프 머신'의 명성을 입증했습니다.

네이선 천이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면서 '피겨 킹' 자리를 굳건히 지키던 하뉴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하뉴가 사상 첫 4연패를 기록하고 네이선 천이 2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2월 강릉에서 열린 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천이 쿼드러플 점프를 앞세워 하뉴를 꺾고 남자 싱글 챔피언에 오르며 하뉴를 위협하고 나섰습니다.

이후 맞붙은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도 천이 1위, 하뉴가 2위를 차지했습니다.

천은 이번 시즌 두 번의 그랑프리 대회를 포함해 세 차례 출전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반면, 하뉴는 그랑프리 한 번을 포함한 두 번의 대회에서 모두 2위에 그쳤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하뉴는 그랑프리 4차 대회 NHK트로피에서 연습 도중 발목을 다쳐 기권했습니다.

하뉴의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이 좌절되면서 내달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네이선 천이 우노 쇼마(일본), 미하일 콜랴다(러시아) 등과 챔피언 자리를 놓고 다툴 것으로 보입니다.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에서의 피겨 남자 싱글 금메달 전망도 안갯속에 빠졌습니다.

부상을 딛고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할 하뉴와 새로운 피겨 킹 등극을 노리는 천의 불꽃 튀는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