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염산테러 딛고 당당한 그녀들…고개 들고 패션쇼 캣워크



남편이나 가까운 가족 등으로부터 산성물질 공격을 당해 얼굴에 상처를 입은 인도 여성 9명이 패션쇼 무대에 섰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인 25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랄리트 호텔에서 이 여성들이 로힛 발, 라나 길, 아르체나 코차르 등 인도 유명 디자이너들이 기부한 의상을 입고 모델로 나선 패션쇼가 열렸습니다. 

이들은 모두 상처 난 얼굴을 가리지 않고 당당하게 런웨이를 걸어 내려갔습니다. 

이날 모델 중 1명이었던 미나 카툰은 전남편에게 산성 물질 공격을 당한 아이 엄마로,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고, 그들은 나를 보면 반대 방향으로 걷는다. 나는 많은 문제에 마주한다"고 AFP에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러다가 어느 날 '당신이 그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그렇게 하라'고 생각했다. 나는 내 인생을 꾸려야 한다. 내 아들이 공부하기를 원하고, 그를 뒷바라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뉴욕 패션위크 무대에 올라 화제를 모은 레슈마 쿠레시(20)도 이날 모델로 쇼에 참여했습니다. 

그는 3년 전 형부에게 염산 공격을 받아 얼굴과 등, 양팔 등에 심한 화상을 입었고, 한쪽 눈도 잃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은 아무도 너와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고, 너는 아름답지 않다고 말하곤 했지만 나는 내가 자랑스럽다"며 "당신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얼굴이 아닌 마음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알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산성 물질 테러 방지 운동을 벌이며 피해자들의 회복을 돕는 비정부단체 '상처 아닌 사랑을 만들자'(Make Love Not Scars·MLNS)가 이번 패션쇼를 주최했습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인도에서 주로 여성을 겨냥해 일어나는 산성 물질 테러는 매년 보고된 건수가 수백 건, 실제로 수천 건에 이릅니다. 

타니아 싱 MLNS 부회장은 "패션쇼가 산성 물질 테러 생존자들의 자신감을 북돋우는 중요한 수단"이라면서 "이제 그들은 돌아가서 얼굴과 흉터를 숨길 필요가 없다고 세상에 말할 수 있다. 생각을 바꿔야 하는 것은 이 세상"이라고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