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스브스夜] '그알', 국정원 변호사 사망 추적…우발적 자살vs정치적 타살

[스브스夜] '그알', 국정원 변호사 사망 추적…우발적 자살vs정치적 타살
국정원 변호사의 갑작스러운 사망, 자살인가 타살인가.

25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국정원 소속 故 정치호 변호사의 갑작스런 죽음의 의혹을 추적했다.

정치호 변호사는 지난 10월 30일 밤 9시 8분경 소양강댐 입구 주차장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시신 옆에는 재만 남은 번개탄이 있었다. 부검 결과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다.

10월 23일 그는 '국정원 댓글 수사 방해' 사건의 참고인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시신이 발견된 날은 2차 조사가 예정돼 있었다. 유족들은  "잠시 바람쐬러 나가는 복장으로 나갔다가 변사체로 발견된 것은 이상하다"면서 고인의 죽음에 국정원이 연관된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례로 실종 신고는 경찰에 했는데, 사망 소식을 전한 것은 국정원이었다는 것이다. 유족은 경찰이 시신을 발견하기 전 국정원이 현장을 먼저 다녀갔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이 점이 의심스러워 경찰에 시신 발견 시간을 확인했다. 춘천경찰서 관계자는 "저희가 수색해서 발견한게 아니에요"라고 답했다. 정 변호사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제작진은 사망 전후 정 변호사의 흔적을 찾았다. CCTV를 통해 확인된 행적 내내 정 변호사는 누군가에게 쫓기듯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사망 장소에서 발견한 고인의 2G폰을 디지털 포렌식 방식을 통해 복원했다. 통화내역 중 흥미로운 것은 10월 20일 이후의 기록이었다. 통화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거 국정원에서 파견 근무했던 검사들이었다. 정 변호사의 사망 후 일주일 뒤 자살한 변창훈 검사와의 통화 내역도 여러차례 발견됐다. 제작진은 해당 검사들에게 차례로 전화를 걸었지만 하나같이 답변을 회피했다.
이미지
그 가운데 국정원 법률보좌관 출신 김 모 검사는 뜻밖의 고백을 했다. 그는 "치호가 자살할까봐 겁났다. (조사가 시작되고 난 후) 법률보좌관실, 그다음에 파견 검사 등 안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 쪽으로 책임을 떠넘긴다고 얘기하면서 울었다"고 전했다.

정 변호사가 느낀 불안의 원인은 2013년 국정원 내 만들어진 비밀 조직 때문이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 개입' 재판이 한창일때 국정원 안에서는 이를 방어하기 위한 현안·실무 TF팀이 꾸려졌다. 정치호 씨는 이 팀의 일원이었다.

공판 기간 동안 실무 TF 팀원들은 증인으로 채택된 국정원 직원들과 위증을 준비하고, 증인 신문 리허설까지 맞춰보며 잘 짜인 연극을 만들고 있었다.

고인은 최근 국정원 댓글 수사 방해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면서 과거의 일들이 밝혀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그 사건의 책임을 본인이 떠안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두려워 했던 것일까.  

표창원 더불어 민주당 국회의원은 "대한민국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대단히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에 주목해야 한다. 그런 것들을 배경에 깔고서 들여다본다면 국정원 파견 검사들 개별적인 특이함보다는 상황의 특이함 속에서 이 사건의 본질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진행자 김상중은 "국정원에 파견된 검사들이 사건을 조사를 하려면 메인 서버에 접속해야 하는데 그들에겐 열람 권한이 없다. 그래서 포스트잇에 필요한 자료를 적어서 전해주면 열람할 수 있게 한다. 그걸 '포스트잇 수사'라고 한다. 이같이 철저한 보안이 누군가의 비밀을 가리기 위함이라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호 변호사의 사망이 우발적 자살이 아닌 정치적 타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가족은 시인의 부검 후 장례를 치러야 하지만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죽은 이는 말이 없다. 살아남은 이들이 진실을 추적해야 한다.      

(SBS funE 김지혜 기자)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