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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건너온 울릉 수험생 2주일 외박 끝…"오래 잊지 못할 것"

바다 건너온 울릉 수험생 2주일 외박 끝…"오래 잊지 못할 것"
"지나간 2주일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23일 대입수능시험을 마친 울릉고 3학년생인 유동규(18)군은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울릉도에서 보낸 3년 고교 생활도 그렇지만 지난 15일 지진으로 시험 준비 시간이 늘어난 최근 1주일이 유난히 힘겹게 느껴졌다.

유군을 비롯해 울릉고 3학년 수험생 34명이 포항으로 나온 건 당초 시험예정일을 엿새 앞둔 지난 10일이다.

인솔교사와 함께 뱃길을 4시간이나 달려 해병대 청룡회관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

울릉에는 고사장이 없어 수험생들은 해마다 이렇게 포항 원정길에 오른다.

언제 파도가 높아질지 몰라 보통 시험 1주일 앞서 육지로 나온 뒤 시험 다음 날 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러나 올해는 뜻하지 않은 지진으로 육지에 1주일 더 머물러야 했다.

전례가 없는 일이지만 컨디션을 유지하려면 마음의 평정을 유지해야 했다.

그러나 시험일에 맞춘 심신 리듬이 어느 정도 깨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강진 이후 여진이 이어져 숙소 도서관에서 막바지 공부를 하다가 건물 밖으로 급히 대피하는 등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일을 겪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외부 악조건에 속절없이 매여 있을 수만은 없어 친구들끼리 주먹을 꼭 쥐고 마음을 다잡았다.

결국 1주일 연기된 시험은 무사히 끝났고 이들은 해병대 숙소에서 하룻밤 더 머문 뒤 2주일을 떠나 온 그리운 고향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이들이 2주일간 무사히 공부하고 시험을 치른 데는 교육청과 학부모와 학교 측 관심도 컸으나 해병대의 전폭적인 지원도 한몫했다.

학생들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게 식사와 빨래, 잠자리 마련 등 빈틈없이 지원했다.

울릉고 김종태 교감은 "지진으로 우리 학생들이 혼란스러웠지만 여러 사람 도움으로 크게 동요하지 않고 무사히 시험을 마쳐 무척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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