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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없는' 中 학자들, 美 대학에 공산당 지부 설립하려다 철회

미국에서 체류 중인 중국 학자들이 미 대학 내에 공산당 지부를 설치하려다가 미국법 위반을 우려해 철회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습니다.

SCMP에 따르면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학 방문학자인 중국인 연구원 7명은 이달 4일 대학 내에 중국 공산당 지부를 개설했습니다.

이들 7명은 공산당 당원 6명과 수습 당원 1명으로 이뤄졌습니다.

이들은 2주에 한 번씩 모여 서구사상 '오염'에 맞서 공산주의 신념을 확고히 하고, 새 당원들을 조직에 가입토록 하는 활동을 벌일 계획이었습니다.

지난 4일 첫 모임에선 지난달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당장(당헌)에 명기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등을 학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이 조직은 결성된지 한 달도 안 돼 자진 해산해야 했습니다.

이 공산당 지부의 서기를 맡았던 무싱선은 "(중국 공산당 지부 설립이) 미국법에 위반된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면서 "우리가 여기에 있는 한 이 나라의 법을 따라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외국대행사등록법(FARA)은 외국 정부나 정당 조직이 미국 내에서 활동하려면 미 법무부에 사전 등록하고 그 활동을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커가는 국력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소프트 파워'(Soft Power)를 추구하려는 중국 공산당의 의지를 엿보게 한다고 SCMP는 해석했습니다.

미 역사학자 조지프 나이가 처음 사용한 용어인 소프트 파워는 군사력이나 경제력 등 물리적 힘이 아닌 민간교류·예술·학문·교육·문화·원조 등 무형의 힘으로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미치는 영향력을 말합니다.

실제 지난달 호주에선 프랜시스 애덤슨 외교통상부 차관이 호주 대학들을 향해 중국 당국의 간섭에 저항하라고 촉구해 주목받았습니다.

호주 대학에서는 근래 수개월 사이 교수들의 교재를 둘러싸고 중국 유학생들이 영토 표기가 잘못됐다거나 중국 관리들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이유를 들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강력히 반발하고, 그런 다툼에 중국 당국이 개입하는 사례도 잇따랐습니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학에 설립된 공산당 지부도 조직의 모체인 중국 다롄 공대 당 위원회의 '보호와 지도'를 받았다고 중국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호주 시드니대학 교수인 펑충이는 "1988년 베를린에서 유학할 당시만 해도 유럽 내 여러 대학에 공산당 지부가 설립됐다"며 "하지만 1989년 톈안먼 시위 강제진압 이후 모두 와해하고 말았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해방일보는 2013년 인민해방군 국립국방기술대학 소속 생도들이 유럽, 동남아 등에 모두 8곳의 공산당 지부를 세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미 정부 위원회가 중국 관영 매체 주미 특파원들이 간첩 및 선전 활동을 하고 있다며 외국대행사등록법에 따라 미 법무부에 등록할 것을 요구하자 중국측이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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