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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나인' 악마의 편집에 자비란 없다

'믹스나인' 악마의 편집에 자비란 없다
극적인 재미를 위해 사실과 다르게 왜곡해서 편집하는 것을 ‘악마의 편집’이라 부른다. 참가자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주로 엿볼 수 있는 이 ‘악마의 편집’이 JTBC ‘믹스나인’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믹스나인’ 4회에선 베이스캠프 정사라가 ‘악마의 편집’의 희생양이 됐다.

이날 방송에선 ‘믹스나인’의 공식음원인 ‘저스트 댄스(JUST DANCE)’의 무대를 그룹별로 선보이는 것이 첫 미션으로 주어졌다. TOP9, A, B, C그룹으로 나뉜 참가자들은 각 그룹을 대표해 무대에 설 9인을 직접 뽑았다. 대표를 직접 선발하다 보니, 그룹 내에서는 서로 눈치를 보느라 바빴다.

그 가운데 A그룹은 추천을 받고 과반수의 동의를 얻은 사람을 대표로 발탁했다. A그룹 팀원들은 JYP 신류진을 추천했다. 이 때 정사라가 “진짜 잘 생각해야한다. 최정예 어벤저스를 뽑아야한다”며 반대하는 듯한 목소리를 냈다. 여기에 정사라가 “이번 곡의 춤 스타일은 여성스러운데, 류진이는 춤 스타일이 남자스럽다. 제가 류진이보다 키도 크고 팔다리가 길어 더 여성스럽게 출 수 있다. 류진이보단 저다”라며 자신이 신류진보다 A그룹 대표로 더 적합하다고 의견을 피력한 개인인터뷰까지 공개됐다.

정사라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다고 팀원들에게 어필, 그 앞에서 ‘저스트 댄스’의 춤을 선보였다. 하지만 정사라는 안무를 숙지하지 못한 모습으로 팀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정사라는 결국 A그룹의 대표로 뽑히지 못했다.

다른 팀원들의 추천이 이어질 때, 정사라가 자신의 이름이 나오지 않자 기분 나빠하는 듯한 표정이 여러번 등장하고, 신류진의 당황한 듯한 표정 또한 여러번 카메라에 잡힌다. 제작진은 정사라와 신류진의 신경전을 이런 편집으로 강조했다.

다른 대표들이 뽑히는 과정은 생략됐고 신류진의 선발과정, 정사라의 반대만이 방송에서 자세하게 다뤄졌다. 이날 방송을 보면, 정사라는 안무를 다 익히지도 않은 상태로 자신이 신류진보다 낫다고 우긴 참가자로만 그려진다. 정사라가 어떤 질문에 신류진을 언급한 인터뷰를 했는지, 다른 팀원들은 개인인터뷰에서 대표선발에 적합하지 않다고 여긴 멤버에 대해 어떤 식으로 말을 했는지, 또 다른 선발에선 반대가 없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날 방송에서 보여진 정사라의 면면들로 인해 네티즌 사이에선 그의 인성을 지적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사라는 앞서 기획사 투어 당시, 파워풀한 랩과 댄스로 실력을 드러낸 참가자다. 또 자신이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면, 청각장애를 가진 부모를 돕고 싶다는 바람을 전해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런 정사라가 이번엔 전후사정이 다 담기지 않은, 신경전만을 의도적으로 강조한 ‘악마의 편집’으로 인해 실력 없이 남을 비하하는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앞서 오앤오의 이용채도 제작진의 편집으로 인해 처음부터 인성논란을 야기시킨 참가자다. 기획사 투어 당시 제작진은 이용채가 “절 기준으로 팀이 꾸려졌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다른 연습생들을 깎아 내리는 말들을 하는 모습을 이어붙여 강조했다. 다른 연습생들의 황당해하는 표정도 곁들였다. 여기에 곧바로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예뻤던 몰레 김소리, 유키카, 허영주, 이예은의 오디션 장면을 이었다. 당연히 앞선 이용채와 비교될 수 밖에 없었다. 이용채는 실력을 제대로 평가받기도 전에, 첫 인상부터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겨버렸다. 이용채의 실제 인성이 어떤지 파악하기에 정보가 부족한 상황임에도,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공개한 장면들로 인해 이용채는 첫 등장부터 악플세례를 받는 논란의 참가자가 됐다.

‘믹스나인’의 ‘악마의 편집’은 이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얼굴, YG 양현석에게도 적용됐다. 지난 3회 방송에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는 JYP 박진영이 YG 연습생을 평가하는 장면이 담겼다. 예고편에서 박진영은 YG연습생들을 냉철하게 평가했고, 이에 양현석이 욕을 하고 화를 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마치 양현석이 독설하는 박진영에게 짜증을 내는 것처럼 보였던 이 예고는 실제와 달랐다. 3회 본방송에서 양현석은 박진영이 아닌, YG 연습생들의 부족한 실력에 화를 냈다. 자극적으로 편집한 예고편의 희생양으로, 양현석도 예외가 없었다.

‘믹스나인’은 케이블채널 엠넷에서 ‘프로듀스101’,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등을 만들며 오디션 프로그램의 한 획을 그은 한동철PD가 YG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해서 만든 프로그램이다. 한PD가 앞서 만들었던 프로그램들에서 보여준 ‘악마의 편집’은 ‘믹스나인’에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상황을 왜곡하거나 과장하는 ‘악마의 편집’은 제작진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하는 일이다. 그런데 ‘믹스나인’은 갈수록 시청률이 하락세다. 시청자는 더이상 ‘악마의 편집’에 재미를 느끼지 않는다.

‘믹스나인’은 양현석 YG 대표프로듀서가 전국의 기획사를 직접 찾아가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콘셉트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참가하는 청춘들은 저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절실하다. 이들의 절실한 바람을 ‘악마의 편집’으로 왜곡시켜선 안 된다. 목적이 있는 의도적인 편집보단, 이들의 진정성에 초점을 맞추는 편집이 필요하다.

[사진=JTBC 방송 캡처]

(SBS funE 강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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