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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철도회사, 20초 빨리 출발했다고 "불편 끼쳐 사과" 성명

일본 도쿄의 한 민영 철도회사가 지난 14일 열차가 예정 시각보다 20초 '빨리' 출발했다고 "승객들께 심대한 불편을 끼친 데 대해 심심한 사과" 성명을 낸 것이 미국과 영국의 언론들에 화제가 됐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현지 시간으로 16일 "아마도 역사상 가장 아낌없이 뉘우친 20초"라고 전했고, 영국의 가디언은 현지 시간으로 17일 "(연발착이 잦은 영국 통근자들에게) 냉소와 함께 일본으로 이주를 꿈꾸게 하는" 사과라고 보도했습니다.

BBC 방송은 "깊은 인상을 받은 세계 철도 이용자들이 저마다 자국 철도회사 측에 이 얘기를 트윗했다"고 전했습니다.

일본의 수도권신도시철도측이 사과 성명을 낸 것은 쓰쿠바 익스프레스의 한 열차가 미나미-니가레야마역에 시간표대로 오전 9시 43분 40초에 정확히 도착하긴 했는데, 1분간 정차 후 44분 40초에 출발해야 할 것을 차장이 성급하게 44분 20초에 문을 닫고 열차를 출발시켰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열차를 놓친 사람도 없고, 승객 중에 불만을 표시한 사람도 없지만, 회사 측은 성명에서 차장에게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규정을 엄격히 따를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외신들은 일본 특유의 정확성과 몇 번이고 사과하는 사죄 문화를 이 일화의 배경으로 들면서 다른 나라 철도 이용객들의 부러움도 전했습니다.

그러나 가디언은 지난 2005년 만원 통근 열차가 탈선해 아파트 단지를 덮치는 바람에 100명 이상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친 사고를 상기하며 "지나친 시간 엄수가 비극을 부를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철도 노조 측은 단 몇 초 연착했다거나 승차장을 조금 벗어나 정차했다는 등의 사소한 실수로도 모욕적인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의 문화"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상대가 부담스러워 할 정도의 일본의 사과 문화 사례로 지난 봄 한 아이스크림 회사가 아이스크림 가격을 10엔(97원) 올리면서 TV 광고를 통해 유감을 나타낸 것을 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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