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무자본 기업인수' 후 중견기업 돈 빼먹은 기업사냥꾼들

변변한 자금 없이 사채 등을 동원해 1천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중견기업을 집어삼킨 뒤 개인 용도로 돈을 빼 쓰는 등 부실화시킨 '기업 사냥꾼'들이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서울남부지검은 비상장 회사를 인수한 뒤 자금을 빼돌려 개인 빚을 갚는 데 쓰는 등 130억 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로 토목설계 전문회사인 A사 전 대표 51살 박모 씨 등 3명을 구속기소했습니다.

이들과 짜고 회삿돈을 빼돌리는 등 범행을 도운 혐의 등으로 사채 중개업자 45살 김모 씨 등 4명도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1월 토목 엔지니어링 업체인 B사 대표였던 박씨는 B사 명의로 A사의 경영권 지분 70%를 70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A사의 예금을 담보로 사채 55억 원을 조달해 인수 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상환 기일이 불과 1개월밖에 되지 않는 초단기 사채를 끌어다 쓰며 회사를 인수하자마자 회삿돈 15억 원을 빼돌려 사채 상환에 사용했습니다.

작년 1월에는 출자금 55억 원을 빼돌려 차입금 상환에 쓰고 올해 3월에는 12억 원을 또 빼돌려 차명 주식을 사들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자회사가 발행한 액면가 5천 원짜리 상환우선주를 회사가 주당 100만 원씩 모두 48억 원에 인수하도록 해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의 범행으로 지난해 1천억 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건실한 중견기업이었던 A사는 현금성 자산이 151억 원에서 8억 원으로 급감하고 부채 비율은 480%까지 폭증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비상장 회사의 경우 내부 사정을 밖에서 알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