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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직원 과로사' 찌라시 최초 만든 경쟁사 직원 2심 유죄

쿠팡 직원이 강도 높은 야근 탓에 과로사한 것처럼 이른바 '찌라시'(정보지)를 작성해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경쟁사 직원이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김종문 부장판사)는 16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옥션 직원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최초 메시지를 작성할 때 해당 내용이 사실인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이 내용이 허위사실이라는 것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비방 목적까지 인정돼 유죄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원은 A씨가 작성한 찌라시를 받아 주변에 전달했다가 같은 혐의로 기소된 직원 4명에 대해선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은 해당 내용을 전달받은 뒤 다시 다른 이에게 전달한 것에 불과하다"며 "글의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제대로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한 선고를 내리면서 SNS나 메신저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SNS나 메신저는 빠르고 신속히 각자의 의견을 전달하고, 의견을 공유해 여론을 형성하는 등 순기능이 많지만, 그로 인해 피해받는 사람이 생기거나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항상 역기능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2015년 9월 소셜커머스 사이트 쿠팡을 운영하는 포워드벤처스 소속 직원이 심장마비로 숨졌다는 소식을 접하고 '어제 쿠팡 34세 여자 대리 사망', '부검 진행 예정이나 과로사일 듯'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을 작성해 지인 7명에게 전송한 혐의로 기소됐다.

글에는 '밤 10시 재출근 종용', '퇴근했는데 밥 먹고 다시 출근하라 해서 출근하던 길에 길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짐'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실제 사망한 직원은 34세 여성이 아니었고, 퇴근 후 재출근 종용으로 인해 밤 10시에 출근하다 길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진 것도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A씨 등이 허위사실을 유포해 쿠팡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들을 재판에 넘겼지만 1심 재판부는 일부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부합하고, 일부는 의견 표현에 불과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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