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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회의서 美 일부 州·기업 "트럼프 반대한 파리협약 준수"

독일 본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3)에서 미국 측 참석자들의 명암이 갈렸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측은 비판을 받은 반면, 파리협약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한 주 정부와 저명인사들은 갈채를 받았다.

이번 당사국총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파리협약 탈퇴를 선언한 뒤 열려 주목을 받았다.

오는 17일(현지시간)까지 파리협약의 세부 시행규칙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

◇ 주정부·기업 등이 기후변화 반대 위한 '미국의 약속' 결성 최근 중남미의 니카라과와 6년째 내전에 시달리는 시리아까지 파리협약에 가입하기로 함에 따라 미국만이 유일한 미가입 국가로 남게 됐다.

그만큼, 당사국총회에서 미 정부가 설 자리는 없었다.

당사국총회 때마다 설치됐던 미 정부의 대규모 전시관도 없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을 비판하고 개별적으로 파리협약을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주 정부 측과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 저명인사들이 적극적으로 당사국총회에 참여했다.

이들은 '미국 기후행동센터'라는 자체적인 전시관을 마련했다.

15일 독일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의 제리 브라운 주지사 등은 총회 기간에 '미국의 약속'이라는 캠페인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당사국총회에 참석한 미국의 20개 주와 110개 도시, 1천 개 이상의 기업들이 연대해 기후변화와 싸우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여기에는 캘리포니아와 뉴욕, 워싱턴, 버지니아, 뉴저지 등의 지역이 참여했다.

이들 주와 도시의 경제규모를 합치면 세계에서 3번째로 크다.

이 캠페인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블룸버그 전 시장도 "미국 정부가 파리협약에서 탈퇴했지만, 미국인은 파리협약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헌신할 것"이라며 "워싱턴은 우리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운 주지사는 15일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공약'은 미국의 절반을 대표한다"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빠진 자리를 메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구 온난화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알고 있다"면서 "우리가 실천하지 않으면 우리가 겪는 모든 문제는 악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후변화 관련 유엔 특사를 지내기도 한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개관행사에서 "미국 국민의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는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에서도 막을 수 없다"면서 "우리는 협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더구나 블룸버그 전 시장은 총회 기간 유럽의 탈(脫)석탄화를 위해 5천만 달러(559억 원)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해 환영을 받았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도 지난 12일 총회에서 담뱃갑에 흡연 경고 문구를 게재한 것처럼 각국 정부가 화석연료 제품에도 비슷한 경고 딱지를 붙여야 한다고 주장해 박수를 받았다.

◇ 미 정부·에너지 회사의 화석연료 옹호에 비난 쏟아져 이와 달리 미 행정부와 미 에너지 회사 대표들이 지난 13일 마련한 '기후 완화를 위한 더 깨끗하고 효율적인 화석연료·원자력 발전의 역할'이라는 행사에는 비난이 쏟아졌다.

석탄과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자리였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에너지·환경 특별보좌관을 맡은 조지 데이비드 뱅크스는 "말할 것도 없이, 화석연료는 계속 사용될 것"이라며 "화석연료가 가능한 깨끗하고 효율적으로 사용되도록 하는 데 국제적 관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행사장에 몰려든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거짓말쟁이들!", "깨끗한 화석연료는 없다"라고 외치며 항의했다.

브라운 주지사도 이 행사에 대해 "연방 정부는 서서 헤엄치고 있다"면서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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