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한 번쯤은 이런 대화를 나눈 경험이 있으실 텐데요. 술과 다이어트에 관한 속설은 다양합니다. 하지만 어떤 말이 맞는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오늘 SBS '라이프'에서는 '술'과 '살'에 얽힌 다양한 속설 중 어떤 것이 사실인지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상혁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리해봤습니다.
■ 술은 칼로리가 없다?…알고 보니 '열량 폭탄'
술에 칼로리가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은 1g당 7kcal에 해당하는 열량을 갖고 있습니다. 7kcal라는 숫자만 보면 적은 칼로리라고 느낄 수 있지만, 1g당 4kcal 가진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에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입니다. 실제로 소주 한 병의 평균 칼로리는 343kcal에 달합니다.
A 술의 주요 성분인 알코올은 1g당 7kcal의 열량을 가진 고열량 식품입니다. 알코올 함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소주 한 병은 300kcal 이상, 맥주 500mL 한 잔은 약 200kcal의 열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열량이 높아도 술에는 우리 몸에서 필요로 하는 영양 성분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술의 열량이 낮아서 '빈 칼로리'라고 불리는 게 아니라, 몸에 필요한 성분은 없지만 높은 열량을 가졌기 때문에 '빈 칼로리' 또는 '빈 고칼로리'로 불리는 겁니다.
■ 알코올 중독 환자들은 말랐는데?…사실 알코올은 지방 분해 방해
술만 마시면 살이 찌지 않는다는 것도 잘못된 속설입니다. 알코올은 오히려 지방이 연소되는 것을 방해해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술을 마시면 혈관이 확장되고 몸에서 열이 나기도 하는데요. 이런 증상을 에너지 소모의 신호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술기운에 불과합니다.
우리 몸에서는 신체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대사 활동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술을 마시면 우리 몸은 알코올에 들어 있는 독소를 분해하기 위해 기존의 대사 활동을 미뤄 두게 됩니다. 술이 체내 에너지 소모를 촉진 시키는 게 아니라 지방 분해 등을 오히려 방해할 수 있습니다.
A 술 마신 다음 날 체중계에 올라가 보면 몸무게가 줄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요. 체중감소는 일시적인 탈수 현상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알코올은 우리 몸 속에 있는 분해 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분해되고 최종적으로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술을 마시면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과음 후 탈수 등으로 인한 체중 변화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시간이 지나면 원래 체중으로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A 알코올 중독은 술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과도하게 술을 마시면 다른 칼로리를 섭취하지 않게 되고 이는 영양 불균형을 만듭니다. 알코올 중독 환자들이 마른 이유는 술의 열량이 낮아서가 아니라 다른 음식을 섭취하지 않아 영양 결핍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 빼기도 힘든 술살…건강을 위해 술자리에서 이것만은 지키자!
술자리에서 건강을 지키려면 과음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또 술 마시기 전에 식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밥을 먹고 술자리에 가면 살이 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술은 혈중 당도를 높여 허기를 유발하기 때문에 빈속에는 안주를 더 먹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달콤한 술일수록 칼로리가 높고 식욕을 유발하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습니다. 또 막걸리나 와인 등의 발효주는 곡물, 과일이 원재료이고 다른 부산물도 함유하고 있어 살이 찌기 쉽습니다. 물을 마시는 것도 도움됩니다. 술자리에서 물을 자주 마시면 포만감이 생겨 음식을 덜 먹게 되고 알코올 분해도 촉진하기 때문입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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