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직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습니다.
SCMP에 따르면 지난 5일 중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이틀 전인 6일 오전 중국 서부 고비사막에 53분간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조치는 6일 오전 9시 해제됐습니다.
이 발표가 주목받는 이유는 고비사막이 바로 중국군이 이전에 최신형 ICBM '둥펑-41'(DF-41)의 발사 시험을 했던 곳이기 때문입니다.
사거리 1만2천㎞의 DF-41은 두 개의 독자적인 재진입체를 탑재하고 있으며, 각 재진입체는 여러 개의 탄두를 적재할 수 있습니다.
DF-41은 미국 본토의 어느 곳이나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인민해방군 로켓군이 6일 고비사막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에서 ICBM 발사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켓군은 중국군의 전략·전술 미사일 운용 부대입니다.
베이징의 군사전문가 주청밍은 "이전에 중국이 미 고위 관료의 방중 때 비슷한 행동을 취했던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에 앞서 중국군이 군사력을 과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예로는 2010년 로버트 게이츠 당시 미 국방부 장관의 방중 때 중국군이 독자 개발한 4세대 스텔스 전투기 'J-20'을 시험 비행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주청밍은 "중국과 미국, 러시아는 최근 수년간 암암리에 치열한 장거리 타격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중국은 초강대국의 일원으로서 자국의 핵 억지력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쑹중핑은 ICBM 발사 준비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에 맞춰 ICBM이 발사됐다는 견해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쑹중핑은 "ICBM 발사는 매우 복잡하며, 여러 부문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번에 ICBM이 발사됐다면 이는 지난해부터 준비됐어야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은 고작 두 달 전에 결정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전문가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이 치열한 ICBM 개발 경쟁을 벌이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달 말 러시아는 4기의 ICBM을 시험 발사했는데, 여기에는 신형 ICBM '사르맛'(RS-28)도 포함됐습니다.
러시아 언론은 사르맛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거의 모든 미사일 방어(MD)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앞서 미국은 8월 2일 캘리포니아에서 ICBM '미니트맨(Minuteman) 3' 시험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최대 사거리는 1만3천㎞로, 미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평양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사이에는 ICBM과 함께 치열한 극초음속 무기 개발 경쟁도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극초음속 무기는 지구 상 어느 곳이든 1시간 이내에 타격할 수 있는 엄청난 속도를 자랑해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무기로 평가받습니다.
지난달 국영 매체인 중국 중앙(CC)TV는 극초음속 무기를 풍동에서 시험하는 장면을 내보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