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항 보안검색대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는 암행감찰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미 ABC 방송에 따르면 공항 보안검색을 맡는 교통안전청(TSA)의 상급기관인 국토안보부가 최근 미국 내 주요 공항에서 은밀하게 테스트를 했다.
보안검색대에서 무기류·마약류·폭발물 등 위험물을 얼마나 정밀하게 걸러낼 수 있는지 알아보는 시험이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테스트에 참여한 소식통은 ABC 방송에 "미국 내 공항 보안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검색기기가 위험물을 찾아낸 성공률은 어림잡아 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물을 검색용 컨베이어벨트에 10번 올려놓으면 8번은 경고 없이 그대로 통과된다는 것이다.
교통안전청의 '굴욕'은 의회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미 하원 국토안전위원회에서 의원들은 교통안전청의 부실한 보안검색 능력을 호되게 질책했다.
마이크 로저스 의원은 교통안전청 관리들을 불러다가 "당신네가 운영하는 기관은 심하게 망가졌다.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빌 키팅 의원은 "(검색을) 잘해낼 기술과 돈이 있는데 어디에다 전용한 게 아닌가 의심된다. (멕시코와의) 국경 장벽을 짓는데 다 써버린 건가"라고 꼬집었다.
ABC 방송은 이번 테스트를 통해 국토안보부가 모두 8가지 공항 보안검색 강화 방안을 교통안전청에 권고했다고 전했다.
ABC는 2년 전에도 자체 기획을 통해 교통안전청의 보안검색대 위험물 탐지 실패율이 무려 95%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 교통안전청은 최근 볼티모어 워싱턴 서굿마셜 국제공항 등에서 기내 반입 전자기기 보안검색을 강화해 기존 랩톱 컴퓨터 외에 태블릿, DSLR 카메라, 중형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이리더(전자책), 게임콘솔 등을 모두 검색대 위에 꺼내놓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 지난 6월 발표한 미국행 항공편에 대한 테러 등 대비 긴급보안조치에 따라 지난달 26일부터 미국에 취항하는 105개국 180개 항공사 탑승객을 상대로 보안 인터뷰와 요주의 승객에 대한 추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