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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 마케팅' 알고보니 짜고친 거짓말…계정 7만 개 동원

대포폰으로 만든 수만 개의 포털 사이트 계정을 팔아 억대 부당이익을 챙긴 일당과 이들로부터 사들인 계정으로 거짓 '바이럴 마케팅(입소문 광고)'을 해 소비자를 현혹한 광고대행사 대표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015년 11월부터 1년여간 포털 사이트 계정을 7만여 개 만들고, 이를 광고대행사 등에 팔아 2억6천만 원을 챙긴 혐의(업무방해)로 이 모(30)씨와 전 모(34)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구매한 계정으로 해당 포털 사이트에 진짜 사용·이용 후기인 것처럼 위장한 추천 글을 올려 소비자를 속인 혐의(표시광고법·의료법 위반)로 광고대행사 관계자 44명과 성형외과 원장 김 모(42)씨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조사 결과 광고대행사를 운영하던 이 씨는 휴대전화 인증만 하면 포털 사이트의 비실명 계정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씨는 휴대전화 대리점을 운영하는 전 씨를 끌어들여 대포폰을 구해오도록 했습니다.

대포폰 130대로 전화번호를 바꿔가며 계정 7만여 개를 '대량생산'해 바이럴 마케팅을 하는 광고대행사에 팔아넘겼습니다.

이들은 판매한 계정이 차단되면 다른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곧바로 제공하는 '애프터서비스'도 해줬습니다.

광고대행사들은 이들 계정을 이용해 직접 물품을 써봤거나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것처럼 블로그나 포털 '지식인' 페이지에 사용기를 올렸습니다.

이들이 추천한 것은 주로 결혼정보업체나 건강식품 등 소비자들이 많은 고민 끝에 선택하는 품목이었습니다.

이들 광고대행사 가운데는 이 씨 일당에게 1억 원을 주고 무려 4만 개의 계정을 사들여 7개월간 2만여 건의 글을 올린 업체도 있었습니다.

이 업체는 그 대가로 6억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성형외과 원장 김 씨는 병원 안에 바이럴 마케팅을 위한 별도의 사무실을 두고, 전담 직원이 3개월간 130여 건의 거짓 이용 후기를 올리도록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활동 이력이 전혀 없거나 프로필을 비공개로 설정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도록 작성한 블로그 게시물은 광고 목적의 허위 게시물일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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