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그동안 북한을 향해 해 온 강한 어조와 수사(修辭)를 한층 누그러뜨린 모습을 보였다고, 미국 언론들의 평가를 연합뉴스가 전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 몇 달간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 "북한 완전파괴", "대북 유화 발언 효과 없어" 등의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수사를 통해 대북 군사행동까지 위협해온 사례를 일일이 거론하면서 한국 도착 이후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발언 수위가 한층 낮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과격한 표현들을 자제하고 '협상 테이블', '진전' 등의 단어를 쓴 부분을 미 언론들은 집중적으로 조명했습니다.
다만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화가 '시간 낭비'라고 했던 과거 자신의 발언이 여전히 유효하냐는 부분에는 즉답을 피했다는 부분에도 주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공동회견에서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와 우리와 합의를 끌어내는 건 북한 주민에게도, 전 세계 시민에게도 좋은 것"이라며 "이 부분에서 움직임이 있다고 생각하니 두고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최근 한반도에 전개한 각종 무력시위를 언급하며 "실제로 사용할 일이 없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하는 동안 북한을 향한 강력한 수사를 누그러뜨렸다"고 보도했습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낙관적인 어조"를 사용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북한을 압박했다면서도 "그러나 그는 한국의 수도에 머문 지금까지는 '화염과 분노'나 '로켓맨'을 들먹이는 것과 같은 과거의 선동적인 발언을 반복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어조를 누그러뜨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 위협과의 전쟁에서 더 많은 일을 하라고 중국과 러시아를 재촉했다"면서 "대통령은 과거 공격적인 수사를 벗어나 매우 다른 어조를 취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폴리티코는 이어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대화가 시간 낭비라고 여전히 믿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ABC 방송도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수사에서 후퇴해 북한에 '대화 테이블로 돌아와 협상하자'고 했다"고 했고,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협상 테이블로 와서' 핵무기 포기를 논의하자고 촉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압도적 군사력을 사용할 의도를 보여줌으로써 북한 정권이 핵무기 폐기 협상에 나오도록 재촉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외교적 노력에서 진전을 보고 있다고 했다"고 해석했습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북한과의 협상을 시간 낭비로 생각하는지에 대해 말하길 거부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