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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범죄자가 됐습니다”…배우 조덕제 기자회견 쟁점 넷

“저는 이제 범죄자가 됐습니다”…배우 조덕제 기자회견 쟁점 넷
성추행 혐의로 2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배우 조덕제는 이제 대법원의 판단만 기다리고 있다. 피고인 신분인 조덕제가 기자회견을 열어서 사실상 2심 판결에 불복하는 모양새는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조덕제 역시 “많은 분들이 그런 이유로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 하지만 저는 그런 판단보다 더 중요한 게 나의 명예”라고 말했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학원 회의실에서 개최된 성추행 판결에 대한 조덕제 성명서 발표가 진행됐다. 하루 전인 지난 6일 조덕제는 취재진에게 급히 기자회견과 관련된 의사를 타진했다. 그는 앞서 인터뷰와 기자회견을 통해 각각 조덕제와 현장 메이킹 필름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한 영화 ‘사랑은 없다’의 장훈 감독과 여성 배우 A씨의 주장을 반박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사랑은 없다’ 메인 스태프 B씨와 문제의 13번 장면을 현장에서 메이킹필름 형식으로 촬영한 메이킹영상 촬영기사 이 모 씨가 동석했다. 이들은 모두 2015년 상반기 진행된 ‘사랑은 없다’ 촬영에 스태프로 동참했던 이들로 여배우의 성추행 피해 주장에 대해서 의구심을 표하고 있었다.

# 일시적 흥분? 정신병자가 아니다

조덕제는 이 자리에서 2심 판결내용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1심 재판부는 “영화 현장의 특수성, 촬영에서의 상황 등을 고려해 업무상의 정당행위”라고 판단해 조덕제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성추행을 주장하는 여배우 측의 주장이 일관됐다.”는 점을 들어 유죄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서 조덕제는 “영화라는 한정된 상황에 대한 이해 없이 감독의 지시에 충실하게 한 연기를 연기적 상황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회의 일반적인 성폭력 상황으로 받아들인 것”이라면서 “연기자는 감독의 지시와 자신의 배역에 충실한 것이고 리얼리티를 살렸다는 칭찬을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일시적으로 우발적으로 흥분해서 그럴 수 있었다.”는 2심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서 조덕제는 “20년 이상 연기한, 조단역 배우가, 수많은 스태프들이 있는 촬영 현장에서 일시적으로 흥분을 할 수도 없을뿐더러, 이러한 흥분상태에서 연기자임을 망각하고 성추행을 했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다. 그건 정신병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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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심 무죄판결 후 여성단체의 압박

조덕제는 여배우 A씨의 2심 재판 과정을 돕고 2심 판결 직후 ‘성추행 남배우 유죄 환영 기자회견’을 연 여성단체들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그는 “이 사건은 부부강간을 보여주는 영화 촬영 도중 벌어진 사건이었다. 내 목소리와 입장은 단 한 번도 묻지도 들어주지도 않은 채, 재판이 진행 중인 도중에 몇몇 영화단체들과 진상조사도 없이 맹목적으로 자신을 비난하고 규탄하며 자신을 매도하고 공격했다.”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또 장훈 감독에 대해서도 조덕제는 “영화감독은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게 의무임에도 감독은 OK를 외치고 만족스러운 촬영이라고 했으면서 나중에는 내가 사과하는 것으로 상황을 무마하려고 했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촬영장 최고서열에 속한다고 할 주연 여배우와 감독이 한편이 되어 조연인 저를 영화에서 하차하는 상황으로 상황을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 메이킹영상, 왜 모르는 척했나

문제의 13번 씬을 촬영한 메이킹 영상에 대해서는 해당 영상을 촬영한 이 모 씨가 직접 나서 발언했다. 장훈 감독은 앞서 인터뷰에서 “해당 영상은 조작, 짜깁기 된 것”이라면서 “원래대로라면 30분 정도 촬영이 됐어야 하는데 그걸 8분으로 압축해 악마의 편집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서 이 씨는 “스틸과 영상 두 종류 카메라로 당시 현장을 담다 보니 쉬지 않고 30분 내내 영상을 촬영하는 건 불가능했고, 감독이 주장한 것과 같은 리허설은 없었다.”면서 “감독이 주장하는 악마의 편집이니 조작이니 하는 건 맞지도 않는 표현일뿐더러, 이미 검찰 조사 단계에서 증거로 내면서 메이킹 영상을 보내줬을 땐 아무 문제 제기도 없더니 1심과 2심에서 이 영상이 공개되니 이제야 ‘영상은 조작됐고, 편집된 부분에 리허설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이 씨는 여배우의 행동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이 씨는 “2015년 7월 여배우가 남배우로 고소했고 스태프들이 참고인 조사를 받으러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메이킹 영상 자료만 보여주면 오해가 풀릴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영상이 있다고 알렸는데 여배우 반응은 ‘무관심’이었다. 반면 남배우는 진실규명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증거를 꼭 제출해달라고 했고, 이에 내가 직접 검찰의 요청을 받고 남배우가 아닌 검찰에 가져다가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씨는 “여배우가 인터뷰에서 ‘문제의 메이킹 영상의 존재를 1심 판결 이후에야 알았다’고 하는데 그건 명백히 거짓말이다. 여배우에게 문자메시지에서 직접 메이킹 영상이 있다고 내가 알려준 기록도 있다. 왜 그런 거짓말을 하는지 알 수 없다.”고 의아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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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개검증 원한다…여배우도 결단해달라”

조덕제는 일부 편향된 영화단체나 여성단체가 주도한 것이 아닌, 공정하고 객관적인 ‘공개검증’을 받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사건은 공론화됐을 뿐 아니라 수사기관을 거쳐 사법기관인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는 상태. 일각에서는 조덕제가 사법절차 외 여론의 판결을 기대하는 게 아니냐고 문제제기를 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이러한 물음에 조덕제는 “저는 이미 성추행범, 범죄자”라고 말했다. 조덕제는 “대법원에는 제 개인적으로 법적인 판결을 받기 위해 상고를 한 것이다. 저는 영화인으로서 영화인들이 공개 검증을 해준다면 그 결과에 대해서는 그 어떤 문제 제기 없이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법적인 판결 보다 영화인들의 판단에서 무죄를 받는다면 더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덕제는 여배우 A씨에게 “이제 여배우도 결단을 해줄 때”라고 말했다. 그는 “공개검증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여배우도 용기를 가지고 결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SBS funE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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