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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낙태약' 이미 인터넷에서 마구 유통…안전은 실종

'낙태죄 폐지'와 더불어 '먹는 낙태약' 논란도 커질 듯

<앵커>

최근 낙태죄를 폐지해달라는 글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오면서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먹는 낙태약을 허용해 달라는 내용도 있는데, 취재결과 이미 이 약이 인터넷을 통해 활발히 유통되고 있었습니다.

유덕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3만여 명이 동의한 청와대 게시판 청원 글입니다. 낙태죄 폐지와 함께 자연유산 유도약 '미프진'의 국내 도입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프진'은 1988년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먹는 낙태약으로 지금은 61개국에서 합법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김진선/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 : 현재 (법이 허용하는 경우에만) 수술을 통한 임신중절만 거의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의료기술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낙태가 사실상 금지된 우리나라에서 유통허가 되지 않은 약이지만 실제론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많은 후기 글들이 올라와 있고, 심지어 복용 전후의 자궁 초음파 사진까지 게시된 사이트도 있습니다.

판매자와 SNS로 접촉해 봤습니다. 임신한 지 얼마나 됐는지 묻고 약부터 받고 효과를 확인한 뒤 돈을 낼 수도 있습니다.

가격은 30만 원에서 60만 원 사이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약들이 진짜인지 안전한 것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겁니다.

낙태가 합법화된 나라에서조차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살 수 있는 약이 인터넷을 통해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겁니다.

[윤정원/녹색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 (인터넷 불법 판매의 경우) 복약지도라든지 초음파로 임신을 확인했는지 여부 이런 것들을 충분히 사전 상담을 하지 않은 상태로 약만 배송을 하는 식이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은 거고요.]

헌법재판소가 5년 만에 낙태죄를 다시 심리하면서 낙태죄 폐지와 더불어 먹는 낙태약을 둘러싼 논란도 갈수록 뜨거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김세경,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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