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L 이어 KHL도 평창 올림픽 불참 가능성 시사

북미아이스하키리그 NHL에 이어 세계 2위 리그인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 KHL마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불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KHL 회장은 성명을 내고 러시아 선수들에 대한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의 도핑 조사를 문제 삼으며 KHL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불참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러시아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정부 주도로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금지 약물을 복용시키고, 혈액 샘플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2일에는 소치 올림픽 남자 크로스컨트리 50㎞ 단체 출발 금메달리스트인 러시아의 알렉산더 레그코프가 메달 박탈의 '철퇴'를 맞았습니다.

체르니셴코 KHL 회장은 러시아 선수들에 대한 IOC의 도핑 조사에 항의하는 의미로 평창 불참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체크니셴코 회장은 "IOC가 현존하는 스포츠 세계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한 뒤 NHL이 IOC와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해 평창 불참을 선언한 점을 언급하며 "KHL도 똑같이 따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체르니셴코 회장은 IOC가 러시아 선수들을 타깃으로 정한 것은 부당하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언급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연설에서 미국이 내년 2월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러시아 선수단이 참가하지 못하도록 IOC에 간접적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KHL은 총 27개 팀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핀란드와 중국에도 팀이 있지만, 대부분은 러시아가 연고지입니다.

그리고 이들 팀은 러시아 주 정부와 국영 기업의 지원 속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KHL 자체가 푸틴의 입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이며 더군다나 체르니셴코는 소치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었습니다.

KHL은 NHL에 이어 세계 2위 리그로 평가받고 있고 러시아 대표팀 대부분이 KHL 소속이고, NHL이 빠진 캐나다 남자 대표팀 엔트리 25명 중 15명이 KHL 소속입니다.

좀 더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KHL마저 불참할 경우 캐나다와 미국은 그 빈자리를 주니어와 대학 선수들로 채울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NBC 스포츠는 "NHL에 이어 KHL마저 불참하면 평창 동계올림픽은 주니어 세계선수권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